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北 매체 인민 위에 군림 말라는 이유

200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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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매주 토요일이면 여러분과 만나는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선전매체가 최근 들어 간부들에게 주민을 사랑하라는 내용의 '인민 껴안기' 선전에 나선 배경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13일자 노동신문은 '사회주의의 기초는 인민'이라는 장문의 논설을 싣고 "인민을 믿고 인민들 속에 들어가는 것은 보약을 먹는 것과 같고, 인민 위에 군림하며 인민과 이탈되는 것은 독약을 먹는 것과 같다는 장군님(김정일)의 가르침은 우리 당 활동의 어길 수 없는 철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노동신문이 이런 선전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현재 간부들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독단과 전횡, 관료주의에 경종을 울려 주민과 간부 사이에 쌓인 대립현상을 막아보자는 의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요즘 북한당국이 입만 벌리면 '이제부터 잘살게 된다'며 주민들을 얼리는 것도 다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일환입니다.

그러면 지금 북한주민들과 간부들 사이는 어떻습니까, 현재 주민들과 간부사이에는 옛날 봉건시대의 양반과 상놈과 같은 계급적 신분으로 양분화되었습니다. 식량난을 겪으면서 힘있는 자와 힘 없는 자, 돈 있는 자와 돈 없는 자가 극명하게 갈라지면서 북한사회에는 새로운 계급분화가 생겨났습니다.

공장, 농장의 당사업을 책임진 비서, 책임비서들은 직권을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호령하고, 소위 당정책 관철이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을 제 마음대로 부려먹고 있지요. 거기다 인사권을 이용해 바른 말을 하는 노동자들을 고립시키고 마음에 안 들면 내쫓습니다.

식량난 이전에는 직장에서 상갓집이 생기면 당일꾼들이 앞장서 도와주고, 집에 환자가 생기면 병원에도 가보는 기풍이 좀 남아 있었지요. 그러나 식량난을 겪으면서 남을 도와주기는커녕 필요 없으면 차버리는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90년대에 등장했던 "인민을 하늘처럼 여긴다"는 말은 어디에 갔습니까, 돈과 권력이 판을 치면서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고 주장되었던 옛 공산주의 구호가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오죽했으면 주민들속에는 "독사처럼 디디고 올라서야 한다"는 섬뜩한 생존경쟁의 신조어가 등장했겠습니까,

나라의 법을 다스리는 법관들과 주민들 사이 관계는 또 어떻습니까, 법관들은 권력을 이용해서 주민들의 장사를 통제하고 빼앗아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지요, 정말 집안에 당일꾼, 법관이 없으면 파리목숨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게 지금 북한현실이 아닙니까,

나라이름에 인민민주주의라고 달기는 했지만, 인민에게 민주주의라고는 고물만큼도 없고 굶어 죽어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황금만능의 매정한 사회로 변했습니다. 도저히 이런 생존경쟁 속에서 살수 없게 된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해외로 탈출했고, 남한에 나온 탈북자들만해도 벌써 1만 명이 넘었습니다.

얼마 전 대북소식통에 의하면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내 물건을 회수한 보안원을 먼저 까부수겠다"고 벼루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간부들에 대한 주민들의 원한은 "칼을 뽑아 들고 청석골에 들어가 도적두령이 된 임꺽정"을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앙금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체제적으로 안정될 수 없으며, 일단 유사시에는 어떤 돌발적인 상황이 제기될 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노동신문은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으면서도 추호의 동요 없이 당과 운명을 끝까지 같이 해 온 인민을 남부럽지 않게 잘 살게 하고, 가장 행복하고 보람찬 생활을 안겨줘야 한다는 것이 장군님이 내세우는 철칙"이라고 선전했는데, 과연 이렇게 험악해진 두 계급을 화해시키고 사회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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