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에게: 남과 북의 군사복무

젊은 여러분 한 주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습니까? 요즘은 폭염이 내려 쪼여도 새벽녘에는 제법 선선한 공기가 돌고 있습니다. 계절은 속일 수 없어 어김없이 돌아오는데 우리민족이 하나가 되는 그날은 과연 언제일지? 어김없이 돌아오는 계절처럼 우리의 통일도 약속된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젊은 여러분 오늘 아침 뉴스를 들으니 지난달 15일 유엔안보리 북한결의안 통과 이후 북한 내 전체 대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북한 은 체제를 둘러싼 대외 위기가 고조될때마다 대학생들에게 인민군대에 입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탄원서를 작성하도록 해왔습니다. 북한의 모든 대학생이 입대 탄원서를 작성한 것은 1968년 발생한 ‘푸에블르호 납치사건’과 1994년 1차 북한 핵위기에 이어 세 번째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이 시간에는 이와 관련해서 남과북의 군사복무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는 것처럼 북한의 군사복무는 10년입니다.

제가 북한을 떠나던 99년 그때까지만 해도 자그만치 13년이었습니다. 말이 13년이지 13년이란 세월은 엄청나게 긴 세월이지요.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3년이나 더 흐르는 세월이니까 말입니다.

요즘은 그나마 복무기간이 조금 줄었다니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아직도 10년은 복무해야 한다니 북한의 젊은이들은 청춘시절을 고스란히 군대에 바치고 있는 셈이지요.

젊은 여러분 그렇다면 여기 남한젊은이들의 군사복무 연한은 얼마일가요. 남한군대의 군사복무는 2년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군대에 들어가서 빨간 견장을 떼고 상등병 견장을 달 때쯤이면 여기 남한 젊은이들은 제대하게 되는 것이지요.

북한에서 살적에 이런 말을 하던 생각이 납니다. 비오는 날 제일 불쌍한 게 개와 군대라고요. 저의 고향에도 군부대가 3개 여단이 주둔해 있었는데 경제난으로 군대에 대한 보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군인들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또 피복도 없어서 여름옷을 겨울에 그대로 입고 지내군 하였습니다.

군인들이 민가를 습격해서 장독이며 지어는 김칫독까지 모두 훔쳐가고 사람들은 인민의 군대가 아니라 마적단이라 불렀습니다. 젊은 여러분 북한의 군인들이 그렇게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면서 군사복무를 할 때 여기 남한의 군인들은 어떤 군인생활을 하고 있을까요.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뉴스에서 군인들에게 매주 똑같은 음식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보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뉴스를 보고 저희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어이구 북한의 군대는 강냉이밥도 없어서 배고파하는데 쌀밥에 고기를 먹으면서도 투정이구나” 라고 말씀하시던 생각이 지금도 납니다.

남한의 젊은이들의 군사복무는 2년인데 남자의 경우는 의무 병역제입니다. 장애가 있거나 특별한 병이 없는 이상 무조건 가야 하지요. 여기 남한은 군대에 가는 시기도 자유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녀와도 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녀와도 되지요.

북한의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2년이란 시간은 정말 잠깐 친척집에 놀러갔다 온 기분일 것입니다. 여기 남한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30일간의 정기휴가기간이 있고 또 특별히 표창휴가도 있습니다.

또 교통 이 발달되어 부모나 친구 연인들이 언제든지 면회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2년이란 기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여러분 여기 남한젊은이들에게 2년이라는 시간은 정말로 길고도 중요한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10년 동안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물론 집안이 백두산 줄기거나 혹 낙동강 전투 참가자 쯤 된다면 10년 동안에 자기 계획을 구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아마도 10년 동안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계획을 잡아 보았댔자 신분에 얽매여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한탄하게 되지요.

그래서 아마도 군사복무의 10년을 묵묵히 참아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군사복무 10년에 남는 것이 하나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조선노동당 입당이지요. 계급적 토대가 너무 나빠서 입당도 못하고 제대되는 젊은이들은 정말로 그 삶이 불쌍하고 비참하다 해야 할 것입니다.

젊은 여러분! 여러분이 10년 동안에 조선노동당 입당이라는 인생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에 얽매여 있을 때 여기 젊은이들은 10년 동안에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1년은 북한에서의 10년과 맞먹습니다. 그만큼 1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 무궁, 무진 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여러분의 군사복무기간 이면 여기 젊은이들은 대학교를 두 개나 다닐 수 있고 교수 박사도 될 수 있으며 사업을 시작해서 사장님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유학도 다녀 올수 있고 수많은 일에 도전을 해볼 수도 있지요. 결국 여러분이 군대에서 총칼을 들고 10년 동안 땀 흘리며 인간병기로 길들여질 때 이곳의 젊은이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자기들의 재능과 희망을 꽃피우고 있습니다. 젊은 여러분 오늘은 남과 북의 군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다음 주 만나는 시간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