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들에게: 연상연하 연인
2007.02.27
오늘은 좀 가볍고 부담 없는 얘기를 한번 해 보려 합니다. 여기 남한에서는 몇 년 전부터 연상연하 연인이 사회의 주류 문화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연상연하란 보통 남성보다 여성의 나이가 많은 것을 뜻하는데요, 사실 남성의 나이가 더 많고 여성이 남자보다 어린 경우가 전통적인 방식의 연애이지요.
그러나 여기 남한에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가 어린 연인들의 연애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성이 나이가 더 많고 남성이 나이가 적은 연인사이를 ‘연상연하’ 연인이라고 부릅니다. ‘오빠 남편’보다는 ‘누나 아내’가 선호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이런 경우 나이가 많은 여자친구를 ‘연상녀’, 그리고 나이가 더 어린 남자친구를 ‘연하남’이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이런 연애이야기를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주 다루는데요, 아마 북한에서 여기남한의 텔레비전 극이나 영화를 즐겨보시는 분들을 자주 이런 면을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작년에 제가 즐겨봤던 ‘여우야 뭐하니’에서도 서른 초반인 노처녀와 이십대 초반인 귀엽고 호남형인 9살 연하남의 연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는 한 젊은 사형수와 서른 살의 대학교수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마지막에 그 남자가 여자에게 ‘누나~!’ 하고 외칩니다. 이 외에도 ‘소문난 칠공주’나 ‘황진이’ 등 다른 드라마에서도 연상연하 사랑을 다뤘습니다.
남한의 방송 SBS의 한 뉴스 프로그램에 의하면 10년 전의 결혼한 연인들 가운데 연상 연하 연인이 8.7%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1999년에 처음으로 10%대를 넘었고 작년에는 12.2%를 차지했습니다. 2005년 한해에 결혼부부 8쌍중 1쌍이 ‘연상연하 연인’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설문에 응한 2천4백여명 가운데 67%인 1천6백여명이 연상녀나 연하남을 사귀어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처럼 연상연하 애인 현상은 남한 사회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연상연하의 만남에 대해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나이차이에 대해서 여성이 한 두 살 차이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의 경우는 43%가 3~5살 차이, 6.9%는 10살 차이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4,50년대까지만 해도 결혼한 쌍들 중 10%만이 연상연하 연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정말 개방적인 그곳에서도 예전에는 가부장적이고 남성들이 주도권을 쥐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80년대가 되면서 전체 결혼한 쌍들 중 연상연하 쌍이 50%가 훌쩍 넘었습니다. 이제는 미국에서는 나이가 사랑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한 요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주도적입니다.
한국도 이러한 길을 따라갈 것이라 전망합니다. 아마도 이런 현상은 현재 사회 내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여성 만혼’과 ‘청년 실업의 증가’, ‘젊은 세대의 성역할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 사회내에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해서 생긴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예전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몇 살이라고 더 많아야 했던 사회적인 요구가 있었습니다. 아마 북한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이것은 은연중에 여자보다 남자가 높은 지위에 있어야 하고 여자가 남성의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양성평등이 점점 더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여성과 남성 모두가 가부장제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인생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연상연하 연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방송매채들의 영향과, 또 실재로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통념이 많이 변화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젊고 파릇파릇한 남성들이 나이든 연상녀들을 과연 왜 좋아할까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꺼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하남들은 자신들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들에 대한 매력을 여러 가지로 설명합니다.
우선은 연상녀들은 성숙하고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나이가 많고 능력있는 남한 여성들은 상당수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일을 하거나 어떤 형태로든 경제적인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인 능력과 성숙미를 가진 연상녀와 사귀게 되면 상대적으로 남성의 입장에서 부담감이 덜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물학적인 이유로는 남성의 수명이 여성의 수명보다 7년 정도 짧기 때문에 연상연하 연인은 더 오래 함께 살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를 초월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서로가 사랑한다면 여러 조건들이나 나이가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겠죠?
젊은 여러분 어떻습니까? 나이 많은 여성이나, 나이가 어린 남성과 한번 사귀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은 유난히도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마치고 다음 주에는 더욱 풍성한 얘기들로 여러분들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만나는 시간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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