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말, 북한 말: 알파 걸

이애란

영국의 일간지인 더 타임스는 미국 작가인 댄 킨들런의 신간 “알파걸”을 소개하면서 “2000년대 미국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남성을 능가하는 여성이 이제 소수자가 아닌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최근 몇 년간 미국 전체 대학 남녀 신입생 평균 비율이 1:1.33으로 남자보다 여자 대학생이 많다고 하는군요.

여러분들은 잘 모르지만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학에도 여학생들이 많이 몰리면서 남학생을 압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전통적인 여성교육을 강조하던 동부지역 여자대학들은 문을 닫거나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북쪽과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남쪽에 비해서도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에서도 10여 년 전까지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사회활동과 지도력도 1등인 여학생을 별종이라고 여기면서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며 사회적 성취보다 외모 가꾸기에 더 공을 들이는 존재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것도 이젠 옛말이라고 하는군요.

알파걸이란, 수 천 년 동안 지속돼온 남녀 불평등 통념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남성을 추월한 13∼17세 우수한 여학생을 말하는데요. 그리스의 알파벳 첫 글자인 알파를 딴 것입니다.

남쪽에서도 올해 외교관 자격을 평가하는 국가 자격시험인 외무고시 최종합격자중 67%가 여성이고 사법고시를 비롯하여 국가고시전반에서 여성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여러 회사에서도 여성 과장이 지난 10년 새 15배나 증가해 남성할당제를 도입해야 할 정도랍니다.

남녀평등을 표방하지만 북쪽은 아직도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의식이 팽배하고 따라서 모든 집단에서 남자가 우두머리가 돼야 한다는 남존여비 사상이 압도적이지요. 사실 기차를 타고 북쪽을 여행하다 보면 넓게 펼쳐진 벌이나 밭에 나와서 일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여성이고 남자들은 거의 관리를 한답시고 책이나 끼고 돌아다니기가 일쑤지요.

북쪽은 시험으로 공무원이나 간부를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요한 부서에는 남성들이 대부분입니다. 간부 역시 당이 추천하기 때문에 남자들이 대부분인 것은 당연하구요. 그리고 대학 입시에도 남녀 비율이 반영되기 때문에 실력에 상관없이 남자들이 여자들 보다 대학에 더 많이 입학합니다. 사회전반에 깔려 있는 남존여비의식은 가정생활에도 반영돼 북쪽의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가족제도 아래서 고생을 많이 합니다.

남쪽에선 그랬다간 큰 일 난답니다. 북쪽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온 대부분의 남성 탈북자들이 가정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혼을 하거나 가정불화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의식구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인간의 능력을 남녀의 성별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국가의 발전과 인류의 이익에 반하는 것 같습니다.

남녀가 다 같이 공정하게 능력을 평가받고 대우받는 세상이 진정한 남녀 평등이 실현된 세상이 아닐까 반문하면서 오늘은 여기서 마치려고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시간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