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말, 북한 말: 크리스마스 트리

겨울이 좀 더 깊어가고 있습니다. 연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 내일이고 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축제인 성탄절, 크리스마스도 며칠 안 남았네요. 12월에 접어들면서 서울의 거리들은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치장되어 있어 일상에 빠져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말연시가 왔음을 느끼고 더욱 더 가는 걸음을 재촉하게 하고 있고 연인들은 행복한 크리스마스 계획에 들뜨게 하고 있습니다.

요새 서울의 밤풍경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그야말로 별천지, 궁전에 들어선 느낌이랍니다. 특히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가였던 청계천은 작년에 복원되었는데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되어 있어 그 야경이 얼마나 장관인지 모른답니다.

요즘 청계천은 서울의 으뜸명소로서 특히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나 명절, 휴일에는 주민들의 훌륭한 문화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고 또 외국인들에게는 훌륭한 관광명소가 되었답니다.

북한에서는 물론 크리스마스 자체가 명절도 기념일도 아니어서 많이 생소한 것이기도 하지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오면 북한만 국제적인 몰림(왕따)을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정말 외계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형제들과 이웃들이 얼마나 안쓰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더욱 즐겁게 분위기 있게 해주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성탄절, 트리는 나무를 뜻하는 영어입니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트리는 성탄절에 장식용으로 세우는 나무를 말합니다. 여러분은 성탄절에 대해 잘 모르시죠. 작년 이맘 때 성탄절에 대해 설명 드린 적이 있는데 다시 말씀드리면 성탄절은 죄악에 빠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신 날을 말합니다.

북한에도 이와 비슷하게 만든 명절이 있지요, 김일성의 출생일을 태양절로 부르고 연호도 주체연호를 쓰니까 어떤 때에는 중세로 돌아간 느낌마저 들 때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눈[雪(설)]과 어둠으로 가려진 한 겨울에 초록빛과 태양의 봄을 기다리는 강한 기대감의 상징으로 상록수, 특히 전나무를 장식하고 봄이 오기를 빌었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불리는 성탄목의 기원은 독일 라인강 상류의 좌안이라 하며 독일의 11세기 종교극에서 전나무에 사과를 매달아 에덴동산을 표현하였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촛불을 장식하여 빛을 나타냈다고 하는군요. 나무모양의 삼각형은 믿음·소망·사랑을 상징하며 19세기 중엽부터 전 세계로 퍼졌다고 합니다.

저도 며칠 전에 아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였습니다. 아들이 너무 신나하는 모습을 보면서 북한의 어린이들도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고 산타할아버지의 선물도 나누어 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눈물마저 났습니다.

전 세계가 기다리는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나라,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주체연호를 사용하며 시간마저 독재자의 우상화 도구로 이용하는 북한의 현 세태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기다리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달콤한 저녁이 평양의 청춘남녀들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탈리아 인지노산 남쪽에는 매년 연말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빛을 발한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트리 위원회”에 소속된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로 장식된다고 합니다, 산등성이에는 550여 개의 특수전구가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장식되고 그 높이는 350m, 넓이는 250m가 넘는다고 하는군요.

이 성탄목은 1981년에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해마다 장식이 되는데요, 1991년에는 세계 최고의 기록들을 담고 있는 ‘기네스북’이라는 이름의 책에 올랐다고 하네요.

160여 개의 초록빛 전구가 나무 모양을 이루고 200여 개의 밝은 전구가 나무 위의 별이 되며 다양한 색상의 190여 개의 전구가 나무 내부를 장식한다고 합니다. 중세의 오래된 도시 굽비오 시의 성탄절 나무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부터 새해 첫날까지 온 산을 환하게 밝힌답니다.

저도 아직 가보지는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사랑하는 아들을 데리고 가 볼 생각입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실 여러분들도 마음속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한 그루씩 장식해보세요. 그리고 이 땅을 구원하려고 세상에 오신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북한의 우리 동포들도 해방시켜주시기를 함께 간절히 기도해 보도록 해요.

남쪽에선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칩니다. “즐거운 성탄절”이른 인사랍니다. 여러분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