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2006.04.06
봄의 전령사들인 개나리꽃들과 연분홍빛 진달래가 바쁜 길손들의 발목을 잡아 세우는 계절입니다. 봄을 맞으면 남이나 북이나 식목일을 정해놓고 나무심기를 하지요. 어제는 남쪽에서 식목일로 정한 날입니다. 북쪽도 식수절이지요.
남쪽에서는 몇 해 전까지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는데 요즘은 식목일이 노동일이어서 휴식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4월 1일 토요일에 저희들은 아이들과 함께 한강에 나무심기를 하였답니다.
61회 식목일을 기념한 이번 행사에서는 한강변에 하천변에서도 잘 자라는 느릅나무 등 21종 11,950주(키 큰 나무 1,250주, 키 작은 나무 10,700주)와 팬지 등 봄꽃 5종 5만 본을 심었습니다. 이번행사에는 5천여 서울시민이 함께 하였는데 북쪽에서 내려온 우리아이들도 참가하여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날은 비가 몹시 내렸는데도 아이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나무를 심겠다고 먼 곳에서 모였는데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했는지 모릅니다.
지구상에 동창회와 동문회가 없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식목일을 맞아 한강에는 우리아이들이 나무를 직접 심은 통일동산이 만들어졌는데요, 앞으로 여기에서 아이들과 함께 김밥을 싸가지고 와서 소풍도 하고 또 여러 가지 재미있는 행사들도 할 생각이에요.
이날 행사에는 한강사랑동호회와 북쪽에 고향을 둔 탈북자들, 그리고 서울 주재 외국공관직원들, 공무원들이 참석하였는데 한강에 나무를 심은 우리아이들은 이 땅에서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 그리고 하루빨리 이루어 내고 싶은 통일에 대한 간절한 소망도 함께 심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날 저희들은 나무를 심는 것 외에 또 다른 감동을 받았는데 그것은 한강사랑 동호회원들의 활동이었습니다. 북쪽에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들의 봉사정신과 나라사랑정신에 정말 놀랐고 그 숫자에 놀랐습니다.
동호회란 사전적으로 볼 때 어떤 사물에 대한 취미가 같아서 다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조직. 또는 그 모임을 말하는데요, 한강사랑동호회란 한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물론 이들의 활동이 국가적인 지원이나 강요에 의해 진행되는 것은 전혀 아니랍니다. 이들은 스스로 한강이 좋고 또 한강을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모여서 여러 가지 활동을 벌이는데요, 이날도 수많은 한강사랑동호회원들이 참석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묘한 나라입니다. 표면적으로 볼 때는 너무 무질서하고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나라를 사랑하고 또 그 나라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수많은 민주 시민들이 있습니다.
북쪽에선 지도자의 요구나 통제에 의한 나라사랑이지만 남쪽은 스스로가 자기들이 사는 땅을 사랑하고 조국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려고 애쓴다는 사실입니다. 북쪽은 김정일의 나라이지만 남쪽은 대통령의 나라가 아닌 국민의 나라입니다. 그래서 대통령도 나라의 이익에 잘못된 일을 하면 일반국민이지만 비판도 할 수 있고 하는 것이지요.
남쪽에는 한강사랑동호회와 같은 나라를 지키고 또 나라를 가꾸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동호회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구요 또한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중심으로 모이는 동호회도 많습니다. 자동차동호회도 있고 문학동호회도 있구요, 등산동호회도 있습니다. 요즘은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여 인터넷상에서 동호회원들이 서로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하는데 인터넷은 동호회의 확산을 가져다 준 확실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상에서 만난 동호회원들은 가끔 만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인터넷상으로 만나는 것은 온라인 만남이라고 하고 직접만나는 것을 오프라인 만남이라고 합니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사는 현대인들이지만 인터넷은 어디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취미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하다가 서로 만나 모임을 만든답니다. 북쪽 같으면 당장 정치범수용소감이지요. 북한에선 당의 유일사상체계에 당의 통일을 좀먹는 곁가지 현상으로 동창회, 향우회와 같은 모임의 존재자체를 인정하지 않지요.
지구상에 동창회와 동문회가 없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동호회의 가짓수는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다 소개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여간 남쪽은 개인의 의사에 따라 여러 가지 모임에 소속되어 활동할 수 있는데 그중에 많은 단체들은 나라를 사랑하고 또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모임들도 많습니다. 순수 취미 활동을 위해 모이는 모임들은 물론 더욱 많구요, 그래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