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말, 북한 말: 리콜제도

이애란

중국에서 생산된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태수습에 나선 베이징시가 식품리콜제도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베이징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심의한 “식품안전조례”에 따르면 모든 식품 제조업체들은 자사가 제조·유통시킨 식료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모두 리콜해야 한다고 합니다.

남쪽에선 제품의 결함이 인정될 때 리콜하도록 돼 있는데 리콜제도란 결함이 있는 상품으로 인해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 그리고 재산상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기업이 유통되고 있는 결함상품을 공개적으로 거둬들이는 제도를 말합니다.

제품의 리콜제도에는 결함상품의 회수 뿐만 아니라 점검, 수리 등도 포함됩니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개해서 결함상품을 회수하는 자발적인 리콜과 정부가 명령하고 기업이 이를 따르는 리콜명령제도로 나누어집니다. 북쪽에서도 제품이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우려될 때 리콜을 실시하기는 하지만 워낙 제품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드문 일입니다.

제가 북쪽에서 생활할 때 일입니다. 제약공장에서 생산한 감기약에 약초의 이름이 비슷해서 약초가 바뀌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잘못 들어간 약초는 독성분이 있는 약초였습니다. 그래서 그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환자는 그 급사하였고 사태파악에 나선 해당기관에서는 문제의 약을 모두 리콜하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사망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면 사실 북쪽에서 제품의 결함이 문제시 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남쪽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비자로부터 제품에 생산과정이나 유통과정의 결함이 지적되면 당연히 리콜해야 합니다. 남쪽은 소비자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요구가 즉각 처리되지 않으면 기업이 살아남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북쪽이야 판매자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아부를 하지 않으면 제품을 구입할 수도 없고 당연히 모든 불편은 소비자의 몫이죠. 구하기도 어려운 상품을 아는 사람의 소개를 통해 구입을 했는데 결함이 있다고 한들 어떻게 이야기를 합니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한 친구가 맥주를 부탁했습니다. 포장하지 않은 맥주를 자신이 가져온 포장용기에 팔아주는 발아맥주가 있는데요. 맥주를 부탁한 친구는 시간이 없어 다른 사람을 보냈는데, 그 친구는 그 날 50리터들이 맥주통을 가져와 맥주를 샀습니다. 그런데 워낙 맥주를 좋아하는 이 사람은 다른 동료들과 함께 가는 도중에 맥주를 10리터나 마셔버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부족한 양을 채우기 위해 수돗물을 섞어 부탁한 사람에게 가져다 줬고, 원래 맥주를 부탁한 그 친구는 맹물이 섞인 맥주를 전달받게 된 것이지요.

남쪽에선 큰 일이 났겠지만 북쪽에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에피소드였습니다. 제품의 리콜제도는 국제적인 추세인데요. 리콜의 예를 보면 국내에서는 수입귀리를 사용한 이유식 제품을 수거해서 폐기한 사건, 외국의 경우 인텔사의 펜티엄 칩 회수 사건 등이 있습니다. 이런 리콜제도는 결함상품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피해배상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UN에서도 리콜제도의 효용가치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UN소비자 상품 안전 위원회에서는 소비자상품의 회수ㆍ교환ㆍ환불을 명령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약사법, 식품위생법 등에 있는 규정에 의거해 리콜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도 리콜제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