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과 자선냄비
2005.12.29
지난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겨울이 오면 북한과 사뭇 다른 풍경 중의 하나가 구세군의 종소리와 자선냄비입니다. 까만색정복(유니폼)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에 구세군이라는 빨간 기발을 꽂고 종을 치며 자선냄비에 모금을 하고 있는데요.
저도 지난주에 얼마 많지는 않지만 저의 작은 정성을 보태고 왔습니다. 서울에 와서 살면서 배우게 되고 느끼게 된 것인데요. 도움을 받는 것보다 돕는 것이 행복하고 받는 것보다 줄때가 기쁘더라구요.
그러면 또 북한의 주민들이 생각나 가슴이 아파오곤해요. 몇 해 전까지 저도 그렇게 살았고 현재의 북한주민들은 너무 많은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돕는 이웃돕기는 자원성의 원칙이 아니잖아요.
제가 북한에서 살 때 동네 한집에 불이 났는데 아마 12월인가 1월인가 겨울이었습니다. 집을 잃고 한지에 나앉게 된 사람들이 정말 불쌍하였지요. 그날부터 인민반장이 집집마다 돌면서 된장 한보시기, 김치한포기, 현금3원, 쌀 200그램, 나무 한단, 등을 내라고 돌기 시작하였지요.
물론 불상사를 당한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하지만 인민반장이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품목을 정해서 내라고 하니 이것은 이웃을 긍휼이 여기는 마음이 아닌 당과 국가가 강제하여 내는 공출에 불과한 것이었죠.
가뜩이나 변변치 않은 살림에 날마다 내라는 것뿐이니까 내기는 내지만 마음들은 그다지 기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서울에 와서 살면서 처음에는 받는 것이 너무 좋았지만 차츰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것이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웃을 돕는 것이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한 것이라 더 기뻤던 것 같아요. 진정한 자유의 의미도 알게 되었구요. 또한 남한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자유란 무엇인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으로 사는지, 인간의 참된 권리는 무엇인지 등을 새롭게 깨달아 갈수록 북한의 주민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에 눈물이 주르르 나곤 합니다.
식량난으로 배고프고 가난해서 만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참 권리, 참 자유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해요. 설명이 길어졌구요.
오늘은 구세군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구세군은 대중전도·빈민구제·사회사업에 중점을 두는 종교의 한 파인데요. 1865년 7월 2일 영국 런던의 감리교 목사 G.W. 부스와 그의 부인 C. 부스가 창립하였다고 합니다.. 감리교 신파에 속해 있던 부스는 지방교회를 크게 발전시켰으나, 전국적 순회 부흥운동을 염원한 그의 욕망이 1861년 연회에서 부결되자 감리교를 떠나 자유전도에 나서게 됩니다.
<그리스도교 전도회>라는 이름으로 1865년 이후 런던의 빈민굴에서 구제 사업을 주로 하는 전도를 시작하였다고 하는데요. 1878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기 위하여 <그리스도교 전도회>를 <구세군>으로 개칭했고, 조직의 형식을 군대조직으로 취하고 부스 자신이 사령관이 되었답니다.
구세군은 그 후 크게 성공하여 1880년에는 유럽·미국·오스트레일리아·인도·아프리카·남아메리카 등지에 퍼졌으며, 19세기 말엽에는 극동 여러 나라에 전파 되었구요. 한국에는 1908년 영국의 R. 호가트 정령의 전도로 성립되었습니다.
구세군은 민중사회를 목적으로 하며, 신학사상에 중점을 두지 않고 교회적 신앙을 중시하며, 특히 구원의 가르침을 중시합니다. 따라서 급격한 회심의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고 하는데요. 훈련은 엄격하고 통솔자에게 절대복종을 요구하며, 구세군의 목적을 위하여 극기·헌신의 덕을 가르치고 모든 향락적 생활을 금한다고 합니다.
군의 사업자금은 각 본영·지부에서 받는 기부금 외에 모금으로 충당하는데 특히 가두로 진출하는 사회 자선냄비 등이 유명하다고 하네요. 구세군은 사람들을 모으고 깨운다는 의미로 종을 치는데요. 연말연시의 아름다운 풍경이기도 합니다. 사업으로서는 출옥자 보호·부인운동·의료시설·무료숙박소·금주운동·소년과 실업자의 보호 및 구제 그리고 공창제 폐지 등 다방면에 걸쳐 진행이 되구요.
이밖에 각종 출판사업, 구세군사관학교 운영으로 다양한 종교·사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구세군의 세계본영은 현재 런던에 있으며 군국본영은 각 나라마다 설치되어 있다고 해요. 조직으로는 국제본부, 최고이사회 및 자문이사회가 있으며, 각국에는 총사령관에게 책임을 지는 지역사령관이 있습니다.
전체의 통솔자는 대장, 각 군 지도자는 사령관, 교회는 소대, 교구는 연대라고 하여 군대와 같은 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군기·제복·계급제도가 있다고 하네요. 1998년 6월 현재 등록된 회원국은 106개국입니다.
통일이 되어 평양역과 북한의 전역에서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리고 하나님의 사랑이 북한을 감싸 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남한의 신년 하례식과 새해맞이 풍경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다시 만날 시간까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