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입니다. 북쪽에서도 가을이 오면 결혼을 많이 하지요..? 수확의 계절인지라 상차림에 필요한 음식 감들이 풍부해서 사랑을 키워오던 청춘남녀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풍성한 상차림으로 손님을 접대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남쪽에선 계절에 관계없이 먹거리들이 풍부하지만 음식장만이 결혼식 준비의 중요한 요소는 중요한 조건은 아닙니다. 남쪽엔 결혼식을 전문으로 맡아하는 예식장들이 즐비하고 또 상차림도 북쪽과는 많이 달라서 결혼식을 하는데는 사실 계절을 중요시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남쪽도 봄과 가을에 결혼을 많이 합니다. 청량하고 맑은 날씨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쪽이나 남쪽이나 결혼을 앞둔 처녀들이 함께 고민하는 것이 있죠? 바로 혼수품입니다.
슬하에 딸을 둔 우리네 어머니들은 사실 딸이 태어난 시간부터 혼수준비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저의 어머니도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불을 만들 천을 비롯해서 부엌 세간에 이르기까지 준비를 했다고 하시더군요.
북쪽엔 지역마다 관혼상제상점이 따로 개설되어 있기는 하지만 워낙 물품이 귀해서 진열품에 불과 할뿐 경조사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지요. 일반 주민들에게 관혼상제상점은 사실,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남쪽의 혼수매장엔 차별이 없습니다. 다만 돈이 필요하죠. 필요한 자금만 갖추면 대통령의 딸이 되었건 누구의 딸이 되었건 상관없이 혼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북쪽의 혼수품은 이불과 가구, 부엌세간이 기본이죠. 남쪽도 물론 이불, 가구, 가전제품, 부엌세간 같은 것이 들어가긴 하지만 예물이 더해집니다.
남쪽에선 결혼 때 반지를 주고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신랑 쪽은 신부에게 목거리, 귀거리 같은 장신구를 예물로 해주고 신부는 신랑에게 반지, 시계 등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 결혼식 날자가 잡혀지면 신랑과 신부가 함께 다니며 혼수준비를 하는데요. 백화점과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백화점식 대형 상점 등을 돌면서 함께 물건들을 고르지요. 물건을 사면 지정된 장소로 배달이 되어 정리 정돈까지 해줍니다. 물건도 싼 것부터 비싼 것 까지 고르게 있으니까, 예산을 맞춰 분수에 맞게 준비를 하면 되죠. 그래도 싼 물건을 고르던 비싼 물건을 고르던 혼수를 마련하는 데는 꽤 큰 돈이 들어간답니다.
결혼의 계절을 맞아 여기저기 혼수품 광고가 넘치네요. 북쪽에 있는 제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 그 친구를 부모를 일찍 여윈 고아였는데 아무런 혼수도 준비하지 못한 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장롱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하고 북쪽의 처녀들이 혼수목록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불조차 솜이 없어 준비를 못해, 이불을 만들 천만 보따리에 싸놓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함께 붙잡고 울었던 생각이 납니다.
북쪽의 처녀들 역시 결혼은 맞아 혼수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겠죠. 넘쳐 나는 상품의 바다 속에서 북쪽의 형제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