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주전에 미국에 있는 뉴욕에 아들을 데려다주고 왔습니다. 아직도 아들을 떼어놓고 온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물론 아이가 선택을 했고 또 미국에 계시는 목사님께서 돌봐주시겠다고 해서 해외로 유학을 보낸 것이지만 마음은 항상 짠하답니다.
요즘 남쪽은 조기유학이 하나의 열풍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아마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남쪽에는 기러기아빠에 대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자주 등장한답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에 보면 2001년 유학 연수관련 국외 송금 액은 10억 7천만 달러였으나 해마다 증가하여 5년 후인2006년에는 36억 6천8백만 달러로서 무려 3.6배나 증가하였다고 하고 한해에 조기유학을 떠나는 초 중 고등학생의 수가 무려 2만 4천명이나 된다고 하네요.
그러니 남쪽에 얼마나 많은 기러기 아빠들이 살고 있겠습니까? 올해 음력설에는 남쪽에서도 꽤 큰 기업의 기업인이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기러기아빠로 살고 있는 회사 직원들에게 특별휴가와 함께 왕복비행기표를 선물로 제공하여 세상을 감동시키기도 했지요.
아마 북쪽에서라면 김정일의 인덕정치니 인간사랑의 절정이니 하고 매스컴은 물론이고 온 나라가 난리 법석이 났겠지만 남쪽에선 어려운 사람을 도운 선행으로 표현될 뿐입니다.
그럼 오늘은 기러기 아빠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남쪽에는 이미자라고 하는 국민들의 사랑을 상당히 많이 받는 성악배우가 있는데요, 1970년대에 이 가수가 부른 노래 중에 “기러기아빠”라는 대중가요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남쪽에선 해외건설에 나가 돈을 벌어오는 것이 아마 유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북쪽도 마찬가지지요. 국내에선 일생을 벌어도 이루지 못할 부자의 꿈을 해외에 갔다 오면 몇 년 안에 일생을 먹고살 돈을 벌어오니까 북한사람들은 누구나 러시아의 시베리아 벌목장이나 중동에 돈벌러 가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고 해외에 나가기 위해 줄을 대야 하니까 당기관중에서도 해외에 사람을 뽑아 보내는 부서가 가장 인기가 좋지요.
1970년 당시 가족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에 일을 하러간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아 부른 “기러기 아빠”라는 가요는 가족과 헤어져 사는 사람들의 아픈 사연을 전하며 심금을 울렸다고 하는데요. 그 당시에는 해외에 돈을 벌기위해 떠난 아빠들을 기러기 아빠로 불렀다고 합니다.
산업화로 인해 한국도 이젠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에 해외에 돈벌러 나갈 일은 크게 없답니다. 그대신 자녀의 교육을 위해 가족을 해외로 보내고 열심히 돈을 벌어 송금을 하는 기러기 아빠들이 많아 진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북쪽에도 러시아의 벌목장이나 중동건설, 중국 등 해외에 노동자로 돈벌러 가는 사람들은 북쪽의 기러기아빠로 불러야 하겠군요.
다른 점이 있다면 남쪽의 기러기아빠들은 돈 문제만 해결되면 어느 때라도 날아가 가족과 상봉할 수 있지만 북쪽의 기러기아빠들은 돌아오는 날까지 가족과의 상봉은 꿈도 못 꾸고 전화 한통도 못하고 고독하게 지내다가 몇 개월에 한번씩 날아오는 편지로 그리움을 달랠 뿐인데 그나마도 엄격한 우편물 통제 때문에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사연들은 묵묵히 묻어두고 살아가지요.
저는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하도 많은 새 중에 기러기일가?
해마다 10월말쯤 되면 날아오는 대표적 철새인 기러기는 겨울철 손님으로 수천년을 함께 하여왔는데요, 그래서 우리선조들은 다정한 형제처럼 열을 지어 날아다니는 기러기를 신, 예, 절, 지, 덕이 있다고 했고 기러기가 평생 다른 쪽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한사람만 바라보는 부부애를 지니고 있어 전통혼례 때 신랑이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소중히 가슴에 안고 신부 집에 가는 의례가 있습니다. 이 목각 기러기는 서로 다른 집에서 자라온 남여가 부부로 인연을 맺고 늘 기러기처럼 가정을 지키고 부부로서의 도리, 자식으로서의 도리, 부모의 도리, 가문의 도리들을 일생동안 잘 지켜나가겠다는 서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조기유학을 보내고 국내에 남아 고생하는 남쪽의 기러기 아빠들이나 가족을 위해 산 설고 물 설은 해외에 돈벌러 간 북쪽의 기러기아빠들이나 다 같이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는 아빠라는 면에서는 다름이 없네요. 알고 보니 기러기는 홀로되더라도 평생 재혼을 하지 않고 새끼들을 극진히 돌보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군요.
북쪽의 기러기 아빠들 해외의 작업현장에서 얼마나 고생들 하십니까? 남쪽의 기러기 아빠들 또한 국내에 남아 해외로 간 자녀들의 유학비용을 충당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하지만 이모든 것은 다 자녀들과 가족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아버지들의 사랑이고 희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상에 가족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