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0x10 정책으로 농경지 희생시켜 공장 건설”

앵커: 북한이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상당한 면적의 농경지를 지방공장 단지로 전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북한 당국이 기존의 농지를 희생시켜 지방공장 단지로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38노스는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북한 지방 각지를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농경지 등 농업 자산 대신 들어선 공장 단지로부터 장기적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38노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건설된 지방공장 단지는 20개였고 올해에는 18개의 공장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지방공장 단지들의 면적은 1만 5,000~2만 제곱미터 정도로, 대부분 기존의 농지를 희생시켜 조성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통신, 장풍, 송촌 지역의 농경지가 공장 단지로 대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23년 4월 16일 촬영된 위성시진에 따르면 북한 통신 지역에 있던 채소 온실은 2025년 3월 19일 위성사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해당 부지에는 옷과 식품,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장들이 들어섰습니다.

38노스는 북한 당국이 지방발전 20x10 정책 관철을 위해 농경지를 희생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2024년 12월 20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성천군에서 열린 새로운 지방 공업 공장 준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북한 성천군에서 열린 새로운 지방 공업 공장 준공식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2024년 12월 20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한 성천군에서 열린 새로운 지방 공업 공장 준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Reuters)

“농경 부지에 들어선 공장, 장기적 성과 의문”

그러면서도 “북한의 지방발전 정책은 식량 생산을 촉진하는 동안에도 많은 지역 사회의 농경지를 희생시키면서 이뤄졌음이 분명하다”며 지역 공무원들이 농작물과 같은 현지 생산 물품까지 공장에 조달하면서 지방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 성과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도 지난달 3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지방공업 공장에서 다양한 식품들이 생산되는 것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생산과 판매, 모두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만 38노스는 북한 당국이 기존 농업 자산의 유지와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의한 공장 건설을 병행하는 사례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지역이 북한의 연탄과 온천입니다. 해당 지역들의 경우 채소 온실은 그대로 보존되고 그 인근에 의류와 식료품,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세워졌습니다.

38노스는 “해당 지역의 경우 온실 농장 인근에 공장을 건설하여 농업 자산을 보존하고 있었다”며 “향후 개발 과정에서 이 같은 절충안이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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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 금야 지역의 경우 협동조합 농장이 새로운 공장과 주택들로 새롭게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북한이 추진 중인 농촌 살림집 건설 사업과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함께 시행된 사례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