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04년부터 미국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진행됐던 북한자유주간행사가 올해에는 독일과 벨기에에서 개최됩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강제실종자 70명의 명단이 수록된 ‘북한정치범수감자 인권기록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인권과 자유를 위한 베를린선언’ 결의를 채택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자유주간행사 운영위원회는 21일 ‘제22회 북한자유주간’이 현지시간으로 오는 6월 8일부터 14일까지 독일과 벨기에에서 개최된다고 밝혔습니다.
‘사라진 그들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북한정치범수감자 인권기록보고서’가 공개되고 ‘북한인권과 자유를 위한 베를린선언’ 결의가 채택될 예정입니다.
장세율 북한자유주간행사 운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번 행사는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행된다”며 “특히 인권기록보고서의 목적은 현재까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실종자 70인의 실명과 생전 흔적을 기록, 보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세율 북한자유주간행사 운영위원회 공동위원장] 북한에서 실존하던 분들이 (정치범수용소 등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니까 정치범수용소든, 어디든 (그곳으로 사라진) 실종자들을 우리가 같이 기억하고, 공동 대응을 하자, 이것이 국제사회에 우리가 주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입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한정치범수감자 인권기록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독일 연방의회와 유럽연합(EU) 의회,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WGEID),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단체들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북한 내 강제실종자들의 존재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 내 강제실종 범죄 기록, 책임 추궁 및 실종자들의 생사확인, 유해 송환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활동에 해당 보고서가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치범수감자 인권기록보고서’, 수감자 70명 명단 수록
이 보고서에는 지난 1990년부터 최근까지 북한 정치범수용소, 즉 관리소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70명의 명단이 수록돼 있으며 이들의 실명과 생년월일, 거주지, 체포 경위와 수감처, 가족관계 및 목격자 증언 등이 포괄적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의 혐의는 탈북 가족에 대한 송금 및 전화 교류, 유해 반출, 탈북 지원 등에 의한 ‘조국반역죄’, 북한 내 자료 유출로 적발된 ‘간첩죄’, 종교활동으로 인한 ‘반국가선전죄’ 등 다양합니다.
말기 암 진단을 받고 현재 투병 중인 김성민 전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번 보고서의 발간사를 통해 “정치범수용소는 북한 인권 유린의 가장 깊은 심연”이라며 “여전히 감금된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은 현재 진행형이고 가족을 잃은 탈북민들의 고통 또한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생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제22회 북한자유주간, 그리고 이번 인권조사보고서는 저에게 단순한 문서가 아니다”라며 “이는 피로 새긴 기록이며 수많은 생명의 외침이 담긴 증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련기사
[탈북기자가 본 인권] 21차 북한자유주간 “평화 통일 방법은 외부정보 유입”
탈북민들, 미 의회서북 인권 실태∙정보 유입 중요성알릴 것
단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제사회 비정부기구(NGO)들과의 공동대응을 위한 ‘베를린선언’도 채택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수감자 전원 석방, 강제실종자 실태 규명 및 유해 반환 등을 촉구합니다. 또한 유럽이 별도의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이와 관련한 책임자들을 제재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또한 북한인권단체들은 독일과 벨기에의 현지 의회, 한국 대사관 등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으며 시민단체들과의 간담회, 인권사진전 등을 개최합니다.
오는 6월 8일부터 진행되는 제22회 북한자유주간행사는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북한인권, 겨레얼통일연대, 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민주화위원회, 자유북한방송 등 북한인권단체들이 주관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