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완공 못한 소규모 아파트 ‘수두룩’

앵커: 평양시 송신지구, 화성지구에 새 거리 건설이 추진되는 동안 시내 곳곳에 소규모로 건설 중인 아파트들이 몇 년째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는 지난 2021년부터 5년 동안 평양에 매년 1만 가구의 새 주택 건설을 목표로 하는 평양시 5만가구 주택 건설의 마지막 해입니다. 새 거리에 건설되는 주택 외에 소규모로 건설되는 주택도 5만 가구 주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당국이 화성지구 새 거리 건설에 노력, 자재 등을 총집중하면서 평양시내 곳곳에 소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들이 마감 자재 부족으로 골조공사가 끝난 지 몇 년이 되도록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달 평양에 출장 갔다가 대학 때부터 가깝게 지내는 친구를 만났다”며 “그 친구가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살았는데 당국의 조치로 원래 살던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짓게 되면서 다른 구역에 있는 동생네 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파트 골조 공사가 끝난 지 오래지만 내부 공사가 진척되지 못해 올해까지 4년째 친구가 동거 살림을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송신지구, 화성지구 새 거리 건설에 모든 역량을 총 집중하면서 작은 규모로 건설되는 아파트는 관심 밖에 밀려나 있다”며 “공사에 필요한 건설 자재를 제대로 받지 못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친구가 살던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짓는 것도 평양시 5만세대 주택 건설에 포함된 것”으로 “건설이 시작되기 전 당국은 2년만 기다리면 크고 멋진 새 아파트에서 살게 해 준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모란봉구역, 보통강구역을 비롯해 시내 중심 좋은 위치에 있는 낡고 오래된 저층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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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평양 도심의 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16년 5월, 평양 도심의 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16년 5월, 평양 도심의 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Reuters)

평양시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4일 “우리 동생도 그런 처지에 있다”며 “만3년째 남의 집에서 들어가 동거로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2022년 동생네가 살던 8층짜리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15층짜리 아파트를 새로 짓게 되었다”며 “골조 공사가 끝난 지 거의 2년이 되도록 마감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공사가 지연되는 이유는 타일, 유리, 목재 등 마감 자재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모든 건설 자재와 물자가 화성거리 4단계 공사에 우선 공급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새로 짓는 아파트는 아직 내부 미장도 하지 못한 상태지만 창문도 달았고 외벽 도색도 진행해 겉 보기에는 완공된 아파트처럼 보인다”며 “기본 도로 옆에 있는 아파트라서 보기 흉하지 않게 하느라 그런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몇 년 째 친척이나 남의 집에서 불편하게 살고 있는 주민들이 구역당과 구역인민위원회를 찾아가 공사를 빨리 끝내줄 것을 계속 요청하지만 대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람들이 화성거리 4단계 공사가 다 끝나야 시내 곳곳에 소규모로 건설되는 아파트에 자재가 보장될 것이라고 말을 한다”며 “동생네 아파트도 5만세대 주택 건설에 포함된 주택”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양시 5만 가구 주택 건설 현황을 보면 2022년 4월 사동구역 송화거리가 건설되었고 이후 새로 지정한 화성구역 일대 개발로 2023년 4월 화성지구 1단계(화성거리), 2024년 4월 화성지구 2단계(림흥거리), 2025년 4월 화성지구 3단계 주택 지구가 완공되었으며 현재 화성지구 4단계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