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김정은 “북한 정권, ‘풍자’ 두려워해”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닮은꼴로 그를 흉내 내며 북한 체제와 인권 문제 등을 풍자해 온 하워드 X 씨가 올해는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남북 여자 축구 경기에 인민복 차림으로 가짜 미사일을 든 채 등장해 화제가 됐는데요. 그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려면, 최소한 선수들에게 자유를 보장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풍자를 통해 국제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그는 말했는데요. 자민 앤더슨 기자가 직접 하워드 X 씨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조별리그가 열린 지난 21일.

검은색 인민복 차림에 올백 머리, 뿔테 안경을 쓰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처럼 변장한 하워드 X 씨가 축구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열리던 날이었습니다.

하워드 X 씨는 이날 관중석에서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는가 하면, 로켓 모양의 소품을 이용해 주변 사람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또 그가 북한 측 응원단석으로 다가서자,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을 우려해 그를 제지했는데, 하워드 X 씨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홍콩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살고 있는 그는 2013년 4월부터 김 위원장을 흉내 내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그리고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도 김 위원장 복장을 하고 나타나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응원단∙선수들, 예견한 듯 애써 시선 피해

하워드 X 씨는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이 강팀이고,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도 선전 선동을 위한 중요한 경기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날 직접 경기장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나타날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것처럼 북한 측 응원단이 애써 자신에게 시선을 주지 않으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워드 X] (응원단에) 북한을 지지하는 재일조선인들을 대거 동원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저를 예상했던 것 같아요. 2018년에 제가 처음 만났던 북한 사람들이 여성 응원단이었는데, 당시 그들이 저를 보고 깜짝 놀랐고, 대비가 안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나타났을 때 다들 저에게서 시선을 피하려 애쓰더라고요. 그러니까 미리 경고를 받은 거죠.

하워드 X 씨는 경기장 복도에서 마주친 재일조선인 학생이 자신에게 말을 걸려 하자, 선생님이 고함을 치며 ‘말을 걸지 말라’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측 응원단이 있는 구역으로 들어가려 했을 때 일본 측 진행 요원과 경찰들이 자신을 막아섰다는 겁니다.

또 그는 북한 선수들이 지나가는 경기장 입구에서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는데, 선수들도 이미 주의를 받은 것처럼 시선을 외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워드 X] 제가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입구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거든요. 당연히 그들이 저를 못 볼 리가 없죠. 제가 북한 최고 지도자 복장으로 작은 미사일을 들고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으니까요. 손을 흔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안녕’하고 인사를 건넸는데요. 몇몇 선수는 고개를 들고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낫겠다. 우린 주의를 받았으니까’라는 눈빛이었어요.

2026년 9월 19일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흰색 단복을 입은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스마트폰을 들고 개회식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2026년 9월 19일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흰색 단복을 입은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스마트폰을 들고 개회식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2026년 9월 19일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흰색 단복을 입은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스마트폰을 들고 개회식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Edgar Su/REUTERS)

“북한도 다른 나라처럼 선수 자유 보장해야”

하워드 X 씨는 본인이 아시안게임에 간 목적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북한의 일본인 납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의 행위를 상기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려면, 다른 나라와 똑같이 선수들에게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하워드 X] 입국을 허용할 거면, 북한 선수들이 오사카나 도쿄, 디즈니랜드에도 가보고 자유의 풍경을 즐기면서 직접 눈으로 보게 해 줘야죠. 제대로 된 문명국가가 어떤 모습인지 말입니다. 최소한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팀에 적용되는 기준이어야 합니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음식도 사 먹고, 쇼핑도 하고, 일본 사람, 한국 사람들과도 대화해 봐야죠. 그래야 더 많은 걸 알고 돌아갈 것 아닙니까.

하워드 X 씨는 독재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촌철살인의 풍자’(punchline)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대중이 지도자를 보고 비웃는 순간 체제가 만들어낸 선전 선동은 무너질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하워드 X] 북한 주민은 그곳에 갇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바깥에 있는 우리 같은 사람이 대신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전 김정은을 닮은 이 얼굴을 최대한 활용할 겁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북한 정권이 벌이는 일에 이목을 집중시킬 겁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끝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복장을 한 하워드 X 씨가 관중석 난간에서 라커룸으로 퇴장하는 북한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끝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복장을 한 하워드 X 씨가 관중석 난간에서 라커룸으로 퇴장하는 북한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끝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복장을 한 하워드 X 씨가 관중석 난간에서 라커룸으로 퇴장하는 북한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제공 하워드 X)

다음은 하워드 X 씨와 인터뷰 내용입니다.

“한 응원단 여성 눈빛에서 증오 느껴져”

[기자]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 몇 경기에 가보셨나요?

[하워드 X] 개회식에 갔었고, 남북 축구 경기에 갔습니다. 더 가고 싶은데 아직 결정을 못 했어요. 똑같은 걸 반복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고, 깜짝 놀라게 해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기자] 남북 여자 축구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 쪽으로 가려다 제지를 당하셨는데, 왜 그 경기를 선택하셨는지, 또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하워드 X] 제가 직접 갈 만한 경기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남북 여자 축구 경기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됐죠.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이 꽤 잘하잖아요. 아주 강팀이고, 북한 정권 입장에서도 선전 선동을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라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서 북한을 지지하는 재일조선인들을 대거 동원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도 저를 예상했던 것 같아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2018년에 제가 북한 사람들을 처음 만났던 게 여성 응원단이었는데, 그때 그들은 저를 보고 깜짝 놀랐고, 대비가 안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나타났을 때 다들 저에게서 시선을 피하려 했습니다. 그러니까 미리 주의를 받은 거죠. 그리고 이번이 처음도 아니에요. 2024년 파리 올림픽에 갔을 때도 그들에게서 큰 반응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절 쳐다보긴 했는데,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더라고요. 제가 올 거라는 경고를 미리 받았던 거죠.

[기자] 그러니까 그들이 하워드 X 씨를 안 쳐다보려 애썼다는 거죠?

[하워드 X] 지금 제가 말하는 건 선수들 이야기입니다. 제 생각에 선수들은 이미 주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제가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입구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들이 절 못 볼 리가 없죠. 제가 북한 최고 지도자 복장으로 작은 미사일을 들고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으니까요. 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안녕’하고 인사를 건넸거든요. 몇몇 선수는 고개를 들고 쳐다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낫겠다. 우린 경고를 받았으니까’라는 눈빛이었어요. 하지만 응원단 쪽은 아이들이 꽤 많았는데, 북한에서 온 사람들처럼 철저히 통제받지 않다 보니, 절 보고 매우 재미있어하며 웃더라고요.

그리고 바깥 복도에서 몇몇 여학생들과 마주치자, 저에게 말을 걸려 하더군요. 그러자 선생님이 고함을 치며 뛰쳐나와 뭐라고 하더라고요. ‘저 사람한테 말 걸지 말라’고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그들이 있는 구역으로 들어가려 했을 때, 일본 측 진행 요원들과 경찰들이 저를 막아섰어요. 입장권이 있었는데도 막으려 했습니다.

또 경기가 시작될 때 제가 모습을 드러내니까 어떤 아주머니는 매우 불쾌해하더군요. 눈에서 레이저가 뿜어져 나올 만큼 증오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리고 그 여성분이 경찰을 부르더니 제가 싸움을 걸고 법을 어기며 소란을 피운다고 신고한 거죠. 저는 경찰들에게 “아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단지 응원하러 왔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난 일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축하하러 여기에 온 것이다.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내 얼굴을 보고 기분 나빠 소란을 피우려는 북한 사람들이다”면서요.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일국 북한 체육상(가운데)과 하워드 X 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려 일어선 북한 측 관계자를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 중인 하워드 X 씨.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일국 북한 체육상(가운데)과 하워드 X 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려 일어선 북한 측 관계자를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 중인 하워드 X 씨.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일국 북한 체육상(가운데)과 하워드 X 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려 일어선 북한 측 관계자를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 중인 하워드 X 씨. (사진 제공 하워드 X)

[기자] 대회 관계자와 경찰에게 제지당했을 때, 그들이 뭐라고 하던가요?

[하워드 X] 일본어로 뭐라고 말하긴 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절 가로막더군요.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친북 단체나 학교 측이 절 막은 게 아니었어요. 경찰이었죠. 제가 그쪽으로 가서 손을 흔들고 악수라도 하려 했거든요. 그러자 경찰들은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날까 봐 두려웠던 거죠. 그래서 상황을 진정시키려 절 떼어놓은 건데, 경찰관 대여섯 명이 제게 달라붙다 보니 현장에 있던 기자들 때문에 일이 더 커져 버렸습니다. 어쨌든 전 그곳에 있었고, 그들이 절 봤다는 게 중요한 거죠. (북한) 축구 선수들과 코치들이 전부 절 봤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심지어 김일국 북한 체육상도 거기 있었습니다.

[기자] 그 사람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하워드 X] 완전히 얼음장 같은 포커페이스였습니다. 제가 그 사람 바로 앞까지 걸어가 카메라를 들고 제 모습을 찍기 시작했죠. 그 사람은 약 10미터쯤 뒤에 있었는데, 제가 그곳에 약 2분 정도 서 있으니까 그의 직원 중 한 명이 저한테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더라고요.

“김정은 풍자로 북한 정권에 계속 쓴소리할 것”

[기자] 2018년 북한 응원단을 만났던 평창 올림픽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느끼는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하워드 X] 제 친구가 당시 과정을 다 촬영했기 때문에 그들의 표정과 반응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변장을 하고 있다가 마지막 순간에 벗어던지고 그들 바로 앞으로 걸어갔죠. 제가 기억하는 그들의 반응 중 하나는 어떤 여성의 표정이었는데, 몹시 불쾌해 보였습니다. ‘네가 감히 어떻게...,’라는 표정이었죠. 제가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또 다른 사람은 완전히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다 몇몇은 웃음을 터뜨렸는데, 웃다가 ‘아차, 카메라에 찍히고 있잖아’라는 표정이었어요. 그러고는 친구에게 기대어 ‘이거 너무 웃기다’라고 소곤거리더라고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가리는 모습도 카메라에 다 찍혔죠.

(영상) 2018 평창올림픽 북한 응원단 앞에서 한반도기를 흔드는 하워드 X 2018년 평창올림픽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김정은 분장을 한 하워드 X 씨가 북한 응원단 앞쪽에서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하워드 X 제공)

[기자] 2018년에는 한반도기를 들고 가셨는데, 이번에는 장난감 로켓이었잖아요. 그렇게 바꾼 계기가 있을까요?

[하워드 X] 경기 전날에(20일) 북한이 동해로 또 로켓을 쐈잖아요. 그리고 알다시피 김정은은 ‘로켓맨’이니까 소품을 챙겨가야 했죠. 일종의 풍자입니다. 김정은과 로켓맨은 딱 맞아떨어지고요.

2018년 당시에는 ‘통일’이나 ‘공동 올림픽’ 등을 이야기했죠. 남북이 하나의 깃발 아래 경기장에 동시 입장한 게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 북한은 “통일은 없다”라고 선언했잖아요. 헌법까지 고쳐서 통일이라는 표현 자체를 삭제했고, 한국은 미국의 앞잡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러시아가 뒤를 봐주고 있잖아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엄청난 돈과 식량, 원조 등을 퍼주고 있죠. 그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푸틴을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5만~7만 명에 달하는 군인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기자] 장난감 로켓을 들고 온 게 재미있고 흥미롭긴 했지만, 풍자라기보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로 느껴지진 않을까 걱정되진 않으셨나요?

[하워드 X] 전혀요. 제가 그곳에 간 목적은 사람들을 상기시키는 거였습니다. 첫째, 북한은 애초에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들은 수십 년 전 일본인들을 납치했고, 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 납치 피해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고문을 당해 죽었는지, 자연사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압니까?

둘째, 북한은 다른 나라를 침략한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고 있어요. 러시아는 모든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퇴출당했고, 벨라루스도 퇴출당했습니다. 그런데 왜 북한만 일본에 와서 경기를 치르며 선전 선동을 하도록 허용하는 겁니까. 제가 아시안게임에 간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제가 나타나면 기자들이 저한테 말을 걸 것이고, 사람들이 “왜 왔냐”라고 물어볼 걸 알기 때문에 바로 이점을 지적하러 간 겁니다. 그래서 아주 분명하게 밝혔죠. 북한은 여기 있어서는 안 된다고요. 일본 정부는 단호하게 “입국을 불허한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입국을 허용할 거면, 북한 선수들이 오사카나 도쿄, 디즈니랜드에도 가보고 자유를 즐기면서 직접 눈으로 보게 해 줘야죠. 제대로 된 문명국가가 어떤 모습인지 말입니다. 최소한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팀에 적용되는 기준이어야 합니다.

또 민주주의 국가에서 경기를 치르는데, 버스 창문을 가려서는 안 됩니다. 바깥의 모든 걸 볼 수 있어야죠. 감시원들을 데리고 오지 못하게 하고 선수들만 와야 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음식도 사 먹고, 쇼핑도 하고, 일본 사람, 한국 사람들과 대화도 해봐야죠. 그래야 더 많은 걸 알고 돌아갈 것 아닙니까.

[기자] 그러니까 단순히 웃기거나 재미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는 거군요. 처음에 어떤 계기로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되셨고,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하워드 X] 김정은을 닮은 제 얼굴을 이용해 북한 정권에 맞서기 위한 겁니다. 북한 주민은 그곳에 갇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바깥에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대신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전 김정은을 닮은 이 얼굴을 최대한 활용할 겁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북한 정권이 벌이는 일에 이목을 집중시킬 거예요.

그냥 경기장에 불쑥 나타나 장난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 이면에는 항상 진지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해 일본에까지 날아왔잖아요. 제 소셜미디어용 콘텐츠를 만들려는 게 절대 아닙니다.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촌철살인의 풍자입니다. 독재 체제는 ‘공포’라는 보이지 않는 장막에 의존하지만, 대중이 지도자를 보고 비웃는 순간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선전 선동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독재자들이 코미디언을 실존적 위협으로 취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이 진실을 외치는 것으로 충분하고, 군중이 웃기 시작하는 순간 그 환상은 영원히 산산조각 납니다. 웃음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입니다. 거짓으로 꾸며낼 수 없으며, 농담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야말로, 충성심이 정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세상에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노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