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오물풍선 피해 모든 책임은 북에 있어”
2024.07.15
앵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사실상 오물풍선 살포를 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 군은 그 피해 책임이 모두 북한에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4일 관영매체를 통해 북한 국경지역에서 또다시 대북전단이 발견됐다며 그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한국 측에 “곤혹스러운 일에 지치게 될 것”이라면서 그 동안 대북전단을 구실로 날려온 오물풍선을 다시 살포하겠다고 사실상 예고했습니다.
이에 한국 군은 15일 오물풍선으로 한국 내에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북한 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만일 북한의 오물 풍선으로 인하여 우리 국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은 북한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대북전단과 함께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감기약 등을 태우는 사진을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것에 대해선 “민간단체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보낸 물품과 북한 군이 한국에 보낸 물품을 비교해 보면 북한이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오물풍선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는 김여정 담화와 함께 대북전단으로 보이는 물체가 떨어져 있고, 이와 함께 날려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감기약 등의 물체를 태우고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같은 날 북한이 대북전단 소각 장면을 대외매체에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우리가 보낸 전단을 북한이 태우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봅니다. 어떤 의도가 있는지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일부 역시 보복을 예고한 북한에 “몰상식하고 저급한 오물풍선 도발에 대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선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따라 접근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네 차례 살포했고, 이후 한국 내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날려보내자 지난달 24일과 25일 밤 이틀 연속으로 오물풍선을 다시 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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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이른바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에 대응해 핵능력 강화를 내세운 것에 대해 “북한이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대응으로 정권은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14일 ‘북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고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번 핵작전지침은 한미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것으로, 양국 동맹 관계를 기존 재래식 전력 중심에서 핵전력 기반으로 격상하는 가운데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미국 핵 자산에 한반도 임무를 배정해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억제 태세를 상향 시키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핵 위협을 일삼고 있는 북한 정권의 자기 모순적인 억지 궤변”이라며 “애초에 북한의 핵 위협이 없었다면 한미 공동지침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한미 공동지침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능력과 노골적인 핵사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