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갑부대, 한반도 실사격 훈련...한국 군은 ‘철갑고폭탄’ 양산

서울 - 홍승욱 hongs@rfa.org
2024.08.13
미 기갑부대, 한반도 실사격 훈련...한국 군은 ‘철갑고폭탄’ 양산 지난달 28일 미군 1기갑사단 70기갑연대 4대대 소속 미군 병사가 브래들리 장갑차를 중장비 수송차량에 싣고 훈련지역으로 이동하는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주한 미8군 제공

앵커: 미국 본토에 주둔하는 기갑부대가 한반도 전개에 이은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군은 적 함정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76mm 철갑고폭탄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한 미8군은 13일 미국 텍사스주에 주둔하는 1기갑사단 70기갑연대 4대대가 한반도에서 전개해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4대대는 지난달 하순 한국에 도착했고, 지난 5~9일 경기도 포천시 로드리게스훈련장에서 에이브럼스 전차와 브래들리 장갑차, 팔라딘 곡사포 사격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8군은 신속 전개 준비 훈련의 일환이었다며 미 육군 부대가 주어진 환경에서 병력을 성공적으로 배치하고 훈련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능력을 시험하는 표준적이고 일상적인 준비태세 검증 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4대대장인 크리스토퍼 로레트(Christopher Lorete) 중령은 예고 없는 전개 훈련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제한된 시간 안에 전투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자평했습니다.

 

한반도에 이미 배치된 차량과 장비를 신속하게 전개하고 활용하기 위한 준비도 이뤄졌습니다.

 

4대대 장병들은 지난달 17일 예고 없이 신속한 전개 준비 훈련을 위해 미국 텍사스주 기지에서 출발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불과 6일 만에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캐럴에서 전투 장비 인수를 시작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은 이날 적 전함의 장갑을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76mm 철갑고폭탄 양산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방위사업청은 유효 사거리 내 적 함정을 관통 후 폭발하여 함정 내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76mm 철갑고폭탄을 양산합니다.

 

철갑고폭탄은 표적에 충돌하는 즉시 폭발하는 일반 고폭탄과 달리 충격을 지연하는 신관, 즉 기폭 장치를 장착하고 있어 적 선체 내부까지 진입해 충격을 주는 만큼 더 심한 손상을 줄 수 있는 전력입니다.

 

한국 군은 외국산 철갑고폭탄을 도입해 운용해왔지만, 지난 2019년 국내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1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2일 제109회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에서 양산 계획을 승인 받았습니다.

 

철갑고폭탄은 양산을 마친 뒤 오는 2026년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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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대만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북한에 동시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애슬랜틱카운슬의 안보 전문가 마커스 갈라우스카스와 매튜 크로닉은 현지 시간으로 6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을 통해 대만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충돌이 지역 전쟁으로 번져 한국과 북한을 개입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국방부 후원으로 지난 2년 동안 미국이 중국, 북한과 동시에 충돌하는 상황에 대한 연구와 모의 실험을 실시했고, 대만 문제로 촉발된 미중 전쟁이 미국과 북한 간 전쟁으로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역내 미군기지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며, 중국은 그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 내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한편 북한에도 미국에 대한 도발을 촉구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역 내 미군 전력이 대만에 분산된 틈을 타 북한이 한국을 자발적으로 공격하거나, 중국이 패배하는 경우 자신들이 다음 목표가 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북한이 전투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이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상대하는 상황에 거의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중국의 침략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연합군사령부 등과 어떻게 전력을 조율하고 통합할 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우선 중국, 북한과 동시 충돌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미군의 인도·태평양사령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그에 대한 준비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중국과 충돌하는 상황에도 한국을 방어한다는 철통 같은 공약을 지킬 것이라는 사실을 북한이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당국자들, 관련 기구 담화 등을 통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비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논평에서도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으로 내세운 것을 비난하며 한국과 일본에 핵전쟁 대포밥의 멍에를 씌워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워싱턴포스트(WP)에 공동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의 위험한 도발 행위는 지역을 넘어선 심각한 안보 도전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전례 없는 3국 경제 및 안보협력을 이뤄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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