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쓰레기 풍선 살포 열흘 만에 재개
2024.10.02
앵커: 북한이 열흘 만에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섰습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풍선 수십 여 개가 서울 곳곳에 떨어졌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열흘 만에 쓰레기 풍선 부양을 재개한 것은 2일 새벽이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 추정 물체를 부양했다고 밝혔고, 같은 날 오후 경기도와 서울 지역에선 낙하물 60여 개가 확인됐습니다.
풍선에 담긴 것은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로 확인됐고, 분석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습니다.
앞서 한국 합참은 북한이 풍선을 살포한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북한의 계속된 쓰레기 풍선 살포로 한국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이번 쓰레기 풍선 부양은 한국 군이 76번째 국군의 날인 지난 1일 대량응징보복 수단인 고위력 미사일 ‘현무-5’ 등 이른바 ‘한국형 3축 체계’ 장비들을 선보이며 시가행진을 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습니다.
탄두 중량만 8톤에 달하는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미사일로, 북한 전 지역을 초정밀, 초고위력으로 타격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군이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복합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쓰레기 풍선과 GPS 교란 등은 물론,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시도하는 순간이 곧 정권 종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국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 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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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2일 북한이 곧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 33년 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를 파기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당초 예고한 헌법 개정뿐 아니라 이른바 ‘통일 지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남북기본합의서 파기안을 함께 처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김정은이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같은 표현을 없애고 ‘해상국경선’ 규정을 반영하는 개헌을 예고한 만큼,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 관계로 규정한 합의를 부정하려 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제도화를 지속하는 한편 영토 조항 신설 등으로 한국 사회 내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 후 자신들이 원하는 미북 구도를 만들기 위해 북한이 명백한 핵보유국이며 한반도는 영토분쟁 지역이라는 메시지 등을 최고인민회의에서 내놓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