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살에 중국 박사학위 딴 이용선씨의 끊임없는 도전
2007.07.05
서울-장명화
지난달 29일 중국의 난카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용선씨는 세상은 넓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국인입니다. 60이 넘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딴 도전정신도 그렇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는 정성을 다하는 그의 성실성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용선씨를 만나봤습니다.
“내가 52살에 중국으로 어학공부를 하러 간다고 그랬더니 친구들이 미쳤다고 그랬어요.”
이용선씨는 본래 농학도입니다. 남한의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원예학과를 공부하는 동안, 4H라는 농촌 청소년 단체에서 지도적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졸업 후, 남한의 버스회사인 동양고속에 입사해서 30년 가까이 일한 후 은퇴했습니다. 그 후 자신이 후원했던 한 정치인이 서울시장 선거에 낙선하자 이용선씨는 새로운 길을 모색했습니다. 그게 1995년이었습니다.
이용선: 굉장히 낙담하고 나서, 나는 공부하러 가겠다. 일본을 가던지, 필리핀을 가든지 중국을 가든지 가겠다고 했죠. 농담이지만, 항상 그렇게 말했었습니다. 사람이 염라대왕한테 가도 이제는 한국어 하나가지고는 안된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 정도는 해야, 한국말까지 4개는 해야 염라대왕한테 잘 간다고 말하곤 했었죠. 그런데 제가 더위를 못 참습니다. 필리핀은 더워서 안 되고, 일본 가려니까 돈이 많이 들어서 안 되고, 제일 적게 드는 중국에 가자 그랬습니다.
달랑 한국 돈 500백만 원만 들고 중국의 랴오닝대학에 갔던 이용선씨는 일년간의 어학연수를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서울로 돌아온 이씨는 자신의 취미였던 우표수집을 사업으로 발전시켜 우표전문잡지 발간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당시 남한의 대기업이었던 주식회사 대우가 중국에서 운송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씨를 대우와 중국 이 만든 합작회사 ‘진흥고속’ 베이징 담당 고문으로 발탁하게 된 겁니다. 수십 년간의 운송사업 경험과 중국어 어학실력덕분이었습니다.
이용선: 북경에 가서 근무하니까, 톈진이라는 데가 예상외로 좋지 않아요. 다른 데는 잘 돌아가는데, 톈진은 계속 적자가 났는데요, 당초 56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300만 불이 벌써 적자가 된 겁니다. 그런데 나머지 200만 불 밖에 안 남았어요.
한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성격덕분에 이용선씨는 3년 2개월 만에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재정을 흑자로 돌려놓았습니다. 하지만 회사주인이 바뀌게 되면서 더 이상 근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때 나이가 환갑이었습니다.
이용선: 제가 22살에 학사를 받았고, 농학사를 받았고, 42살에 우연하게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면 62살에 한번 박사학위를 받아보자. 그러면 82살에 죽으면 되지 않겠느냐? 그랬습니다. 이왕이면 박사학위를 시작해보자해서...
학교는 하지만 나이든 외국학생이라고 봐주는 것이 없었다고 이용선씨는 말했습니다. 수업과 토론도 일반 중국박사 과정과 똑같은 수준을 요구했습니다.
(기자: 아이고, 장난이 아니네요) (이용선) 아이고.. 그래서 제가 중간에 여러 차례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아 이것 이렇게 힘들어선 못하겠다. 그리고 기억력 나빠지죠, 논문 쓰면 지도교수가 자꾸 빠구를 놓죠. 성질나가지고... 그런데 내가 해병대 장교 출신입니다.
중국어 시험을 몇 번 떨이지긴 했지만, 낙담하지 않고 마침내 지난 5월 최종 학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이용선씨의 논문주제는 중국 운수산업의 문제점인 서비스 개선안이었습니다. 이씨는 심사장에서 주임 심사교수의 논문평을 들으면서 그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이용선: 이 논문이 중국의 학술단체나 중국의 교통당국이 많은 돈을 들여서 공들여 조사해야할 논문을 그것도 외국인이 중국을 위해서, 톈진을 위해서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 당장 이 논문을 도서관에 보내야한다. 그러면서 ‘합격, 통과, 통과, 통과’ 그러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12년간의 중국생활을 마치고 지난주 서울에 돌아온 중국 난카이대학 박사 이용선씨. 앞으로는 오래전부터 꿈꾸던 일본유학을 하고 싶다고 웃으면서, 나이가 많아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지론을 펼쳐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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