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프로그램 “북한인권을 위해 뛰는 사람들”, 오늘은 중국내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일하는 남한 시민단체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의 활동을 소개해 드립니다. 진행에 이수경기자입니다.
이호택 대표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1990년대 중반, 남한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 특히 일자리를 찾아 남한에 오려고 하는 조선족들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면서 부터입니다.
이호택: 9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심각했는데 그 중에서도 대부분이 조선족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94년 95년도에 중국 지역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북한의 기아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을 답사하면서 탈북 난민들을 직접 만나게 됐는데 이들의 간증과 모습을 통해서 직접 북한의 현실과 탈북 난민들이 느끼고 있는 공포, 그리고 강을 건너다가 사망하신 탈북 난민들의 시체를 보면서 너무너무 큰 충격을 느끼고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에 나섭니다. 우선 그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겨 이들의 실태를 언론에 알리는 일과 함께,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오는 탈북자들에게 응급 구호품을 제공하고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이호택: 매일저녁 우리가 두만강 압록강 주변에서 며칠을 자고 마을의 실상을 알아보고 그랬는데 저녁마다 탈북 난민들이 넘어오는 것으로 봐서 탈북 난민들이 넘어오는 것이 일시적이거나 지역적인 현상이 아니라 광범위한 것임을 깨닫고 그들을 위한 임시 보호조치를 강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강변에서 환자들에게는 응급약품과 구호 자금, 그리고 배고파서 오시는 분들에게 쌀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또 돌아가겠다는 의사가 없고 중국에 정착하든지 다른 곳으로 가겠다는 분들에게는 후방으로 나올 수 있도록 임시 숙소를 마련해 드리고 도와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호택 대표는 국경을 넘어오는 탈북자들에게 이처럼 일시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들이 중국에서 정착하도록 도울 수 있는 길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탈북자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제 3국으로 탈출시키는 방법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 대표는 말합니다. 이호택: 그 후에는 이분들이 중국 내부에 정착할 방법을 찾았는데 대부분의 방법들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중국은 그 당시 자본주의화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중국의 국민들은 인권을 배려하는 측면보다는 어떻게든 이들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실제적으로 탈북자들이 중국에 정착하려다 여러 가지 위협과 공포, 그리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성적인 위협에 쫓겨서 저희들에게 다시 탈출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을 다시 데리고 대사관에도 교섭을 해보고 했지만 방법이 없어서 제 3국으로 탈출하는 루트를 저희들이 답사를 해서 개척하고 탈출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던 것입니다.
이호택 대표는 당시 중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남한과 외국의 탈북자 지원 단체들과 연대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중국당국이 그들의 강제 북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호택: 북한 인권 문제도 문제지만 중국 정부가 탈북난민들의 인권에 대한 고려 없이 강제 송환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탈북난민문제 해결의 결정적인 고리는 중국 정부가 국제법을 존중하고 탈북 난민들을 강제 송환 하지 말고 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는 물론 중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 억압과 공포체제 속에서 살고 있는 북한 내부의 인민들의 인권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이 모두의 궁극적인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직접 북한 내부의 인민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그 차선책으로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합니다. 이 대표는 인권 활동가들이나 국제단체들의 지원을 받은 탈북자들을 통해 언젠가 북한 내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