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김정남 암살조' 파견하나?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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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3대 세습 비판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정남에 대한 북한의 테러 위협은 없는지 정영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그 어린애(김정은을 지칭)의 표정에는 북한처럼 복잡한 나라의 후계자가 된 인간의 사명감과 진중함, 앞으로 국가비전을 고민하는 표정 등을 전혀 읽을 수 없다.”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김정남의 쓴 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동아일보는 9일 김정남과 150여 통의 전자메일을 주고받은 일본 도쿄 신문의 고미 요지 편집위원이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들을 추가로 보도했습니다.

이 전자메일에서 김정남은 북한체제의 붕괴를 직설적으로 전망하는가 하면, 아버지 김정일 전 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동안 아버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김정남은 작심한 듯,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는 “아버지는 늙고, 후계자는 어리다. 숙부(장성택)는 군 경력이 하나도 없어 북한 군부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현 북한 체제의 취약점을 파헤치는 김정남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자연히 그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북한이 김씨 왕조의 비리를 폭로했던 탈북 망명 인사들에 대한 테러를 감행한 사례가 있듯이, ‘김정남의 입’을 막기 위한 모의가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정일 독재정권의 비리를 폭로하다 희생된 첫 피해자는 김 위원장의 처조카였던 이한영씨입니다.

그는 1982년에 한국에 망명해 김씨 일가의 실상을 고발한 ‘김정일 로열패밀리’라는 책을 펴냈다가 1997년 2월 경기도 성남시의 자택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암살됐습니다.

1997년 한국에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북한의 테러 위협을 받았습니다.

황 전비서는 북한의 3대 세습이 한창이던 2010년에 미국을 방문해 김정은에 대해 “그깟 놈”이라고 부르는 등 북한 체제를 비판했습니다.

북한도 황 전 비서에 대해 “결코 무사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한 데 이어 북한군 정찰총국은 “황장엽의 목을 따라”는 지시를 주어 ‘암살조’를 파견했습니다.

김정남도 3대 세습에 흠집이 될 수 있는 김정은의 약점을 폭로하고, 심지어 아버지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북한 전문가들 속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북한이 김정남에 대한 테러를 감행할 경우, 교통사고 또는 자연사고로 위장한 테러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그가 현재 중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고, 또 김정은과 형제지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형제간에 ‘피의 비극’이 오히려 세습에 좋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테러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또 김정남의 활동지역이 중국이기 때문에 국제문제로 비화될 수 있어 중국 당국의 반대도 있을 거라고 그레그 총장은 말했습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런 암살 사건이 터지면 반응이 좀 부정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정권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이기 때문에 테러 가능성을 완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우리의 최고 존엄(김정은)을 건드리는 자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김정남은 지난해 11월 13일 고미 편집위원에게 쓴 이메일에서 “현실을 직시해 직언하는 사람에게 기다리는 것은 처벌뿐이다”라며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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