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용기있는 행동” 지지 전화 잇따라

워싱턴-박정우, 김진국 parkj@rfa.org
2009.12.27
MC: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상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월북한 재미 교포 북한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 씨의 행동에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 씨의 행동이 무모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지만 이번 일이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에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홀로 월북한 북한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 씨를 성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대북 인권단체인 ‘3 18 파트너스’ 스티브 김 대표는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에서도 박 씨를 지지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스티브 김 대표: 조금 전에도 전혀 모르는 분이 연락이 와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가장 고무적이었던 점은 영국에서 연락해온 한 가족이었는데요,  작년에만 2번이나 북한에 의료지원을 하고 다녀온 분이었는 데 집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피츠버그, 워싱턴 디씨 등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전세계 북한 인권단체 간 연대를 표방하고 있는 ‘자유와 생명 2009’ 소속 회원들이 27일 일본 도쿄에 이어 30일 한국 서울과 미국 뉴욕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씨와 연대해 대북 인권 활동을 펼쳤던 한국 인권단체인 팍스코리아나의 조성래 대표도 “많은 시민들이 감동했다면서 전화를 걸어와 도울 방법을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의 부모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애리조나 주 투싼에서는 박 씨를 내년 11월 중간 선거에서 연방 의회로 보내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남부 애리조나 주에 거주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정치 관련 블로그를 운영 중인 아서 월리스 씨는 26일 아침 자신의 블로그에 박 씨의 월북 소식을 자세히 전하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월리스 씨는 박 씨가 투싼을 포함한 애주조나 남부를 지역구로 하는 연방하원 제7선거구에 출마해야 한다며 “로버트 박은 애리조나가 지향하는 모든 가치, 즉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그리고 독재자에 맞설 용기를 대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비정부 구호단체 연합회인 인터액션 장세규 이사도 박 씨의 행동이 “용기있는 일”이라며 “권유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필요했던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장 이사는 “그동안 대북 인권단체가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들을 동원해 시위를 벌이곤 했던 데 비해 박 씨의 월북이 북한 인권문제의 심각성과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더 효과적인 점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식량 지원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온 대북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번 일이 미국 정부가 핵 협상에만 집중하는 대신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다른 북한 문제 전문가는 “젊은 사람이 북한을 잘 모르면서 혈기로 그냥 북한으로 갔다”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미북 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뉴욕 사회과학원의 리온 시걸 국장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면서도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번 일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별로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시걸 국장은 “박 씨의 경우 자진해서 의도적으로 북한으로 건너가 발생한 사건인 만큼 과거 유나 리, 로라 링 사건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도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할 만한 카드나 계기가 필요했던 두 여기자의 억류 때와 지금은 상황이나 성격이 다르다”며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미국 측에 협상을 요구하기 보다는 조속하고 조용한 해결을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박 씨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월북한 만큼 만약 재판이 있더라도 빨리 진행되고 북 측이 형을 집행하기 보다는 조용히 추방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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