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김준호 xallsl@rfa.org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중국은 식품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라고 진단하고 식량수출을 전면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식량수출 중단이 현실화된다면,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폭설 피해 등의 여파로 식품류 가격이 폭등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96년 이후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8월 6.5%로 급등한 이후 6개월 연속 6%대를 넘어서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치솟는 물가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식량수출을 전면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인민정치협상회의 분임조 토론회의에 참석한 중국공산당 중앙재정영도 소조의 천시원<陳錫文>부주임은 “중국의 식량 수급을 보장하기 위해 올해 식량 수출을 전면중단 할 것”이라고 밝히고 “물가상승의 주범인 식량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 5일 제11기 인민대표대회 1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공업용 곡물과 식량의 수출을 엄격히 규제 할 것”이라고 밝혀 식량수출을 중단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에 곡물수출 허가 신청을 접수한다고 공고했지만, 현재까지 홍콩과 마카오 지역에만 허가를 내주었을 뿐 다른 국가로의 곡물 수출은 아직까지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곡물 수출을 금지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곡물수출 중단 움직임은 중국 곡물 수출업자들의 최근 동향과 더불어 북한의 식량난 해소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의 곡물 수출업자들은 현재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설령 허가가 나온다 하더라도 북한으로의 곡물수출은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올해부터는 SGS 품질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사요원을 곡물 산지까지 동원하려면 30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수출 가격 인상에 반영해야 하지만, 수입하는 북한측에서는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 뻔하고 그 절차 자체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중국 곡물수출업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와 곡물수출업자들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북한에서는 쌀값이 설 이후로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으로 소규모로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의 한 상인은 “현재 북한 신의주의 장마당 쌀값이 북한 돈으로 1700원 이상 웃돌고 있는데 설 전에 1300원정도 하던 것과 비교하면 쌀값이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현재 중국에서 북한으로 쌀이 못 나가는 것도 쌀값 상승 원인 중의 하나일 거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