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화교학교, 류경호텔 공사 핑계로 이전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0.09.13
MC: 평양 보통강구에 위치한 중국인 학교(일명 화교학교)가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측은 이전 이유를 류경호텔 공사 때문으로 밝혔지만 이 학교 출신 화교들은 옮기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평양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평양에 있는 중국인 중학교가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사관 측은 “중국인 중학은 원래 보통강구 류경호텔 아래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류경호텔 공사로 인해 이전하게 되었고 조선 정부는 이전하는 학교가 여전히 금싸라기 땅인 보통강구에 위치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사관측은 또 “조선 주재 류홍재(刘洪才)대사는 지난 7일 영사참사관 강아선(姜亚先)의 수행을 받으며 새로 건설중인 신 학교부지를 방문해 시공책임자로부터 학교 공사에 관한 소개를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과 함께 새로 건설되는 중국인 학교는 2,400평방미터의 부지에 건축면적 820평방미터, 지상3층, 지하1층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사관 측은 “조선당과 정부는 중국인 중학의 신축공사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관련부서에 평양 중국인 중학교 시공과 류경빌딩 건설을 빠르게 완공하도록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밝히면서 “류경빌딩 시공대에 의하여 평양 중국인 중학교는 5개월 내에 완공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대사관측은 또 평양 중국인 중학교는 1949년에 건설되어 소학교 4개 학년, 중학교 6개 학년으로 나뉘어 있으며 현재 6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데 지금까지 2,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양 화교학교는 조선 교육체계를 따르며 학제부터 교재, 예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조선 정부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이 학교를 졸업한 중국 내 북한출신 화교들은 대사관 측의 이런 설명에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화교들은 평양 화교학교 건물이 본래 류경호텔과는 약 1km 가량 떨어져 있는 평양 교원대학 안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호텔공사에 지장을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밝히기 곤란한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화교들은 그러나 학교 건물이 교원대학으로부터 독립해 새 건물로 이전하는 것 인만큼 나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화교학교 졸업생들은 “일주일에 10여 시간의 중국어 학습시간을 제외하곤 모든 수업이 조선말로 이뤄지고 조선 역사를 비롯한 모든 교과목을 조선 학생들과 똑같이 배워야 하기 때문에 중국인 학교라 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남한 등 다른 나라에 있는 화교학교가 중국어로 학습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또 학교 교원들도 중국어 교원만 화교 출신이고 학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원이 북한 사람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현재 평양 이외에도 신의주에 화교중학교(6년제)가 있고 기타 청진, 강계등에 화교소학교가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수가 점점 감소해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화교학교 학생수가 20~30명 안팎으로 학생보다 교원 숫자가 더 많아 폐교 직전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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