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남한의 대북식량지원 문제 있다


2006.02.15

미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미국의 대북 지원에 관한 보고서에서 세계식량기구와 같은 북한이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원조단체의 감시활동을 피하기 위해 이들 기관에게 원조를 중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남한과 중국의 막대한 대북 지원도 북한이 그런 조치를 취하게 된 한 배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이규상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90년대 중반이후 최대의 북한 원조국으로 나타났죠?

그렇습니다. 마크 매닌(Mark Manyin) 아시아 전문가가 작성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95년 이래 북한에 11억 달러 상당의 식량과 에너지를 지원했습니다. 이중 식량의 비중이 약 60%였고 에너지 부분이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북 에너지 지원은 지난 1994년 체결된 북미기본합의에 따른 것으로 해마다 10만 톤의 중유를 제공해 주는 것이였는데, 북한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원이 중단된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 원조 기구들의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미국의 대북지원도 줄어들었죠?

미국은 지금까지 대북식량지원의 90% 가량을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지원해 왔는데 북한이 세계식량계획의 활동을 제재함에 따라 자연히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도 줄어들게 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세계식량계획에 대해 기존의 원조성 지원을 중단하고 대신 개발형 지원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에 대한 기존의 원조를 중단하고 개발 원조를 시작하기 위해 북한측과 협상중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이 얼마나 줄어들었습니까?

의회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했던 지난 1999년, 한 해 동안 미국은 약 70만톤에 이르는 식량을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시가로 따지자면 약 2억달러 상당의 식량입니다. 그런데 지난 2005년 자료를 보면 미국의 식량지원은 불과 2만2천 8백톤, 시가로 약 7백 50만불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불과 6년사이 무려 30배나 줄어든 것이죠. 미국의 대북식량은 지난 2002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해서 3년 연속 저조한 기록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감소는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원조국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점차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2006년부터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원조기구들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 보고서는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북한은 지금까지 국제사회로 식량 원조를 제공받으면서 철저한 식량분배 조사를 받아왔는데, 북한은 이것을 못 마땅하게 여겨왔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식량분배 감시가 없거나 비교적 약한 남한과 중국의 원조를 받겠다는 속셈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사이 남한과 중국이 북한에 대규모 식량지원을 하고 있어서 북한내 식량사정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은 거부를 했지만, 북한에 대한 개발 지원은 계속해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죠?

그렇습니다. 의회 조사국의 보고서는 이 두가지 지원의 차이를 중요하게 지적하고 있는데요. 미국 법에 따르면 ‘인도적 지원’은 경제제재 상관없이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집행 될 수 있지만, 개발지원 그러니까 인도적 지원과 같이 긴급한 상황이 아닌 지원일 경우 미 행정부나 의회가 조건을 달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의 대북지원이 더욱더 힘들어 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대북식량지원정책은 어떤 것입니까?

미국은 인도적 식량지원과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그 예로 북한 핵개발로 인한 북-미간의 긴장이 고조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시행정부가 대북식량지원을 계속했음을 들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원칙을 첫째는 북한이 정말로 식량이 필요한지, 두 번째론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어떤지, 세 번째론 식량분배 과정을 검증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들고 있습니다.

이규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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