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가족 위한 문화교육 강화방안 필요 - 탈북자 지원단체

남한 입국 탈북자를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정부의 문화교육사업 실시를 통해 탈북자가족 구성원간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됐습니다. 남한의 탈북자지원 민간단체협의회는 최근(6월 3일) ‘탈북자의 가족관계와 가족강화 방안’이란 주제의 학술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진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탈북자의 남한사회적응 관련 토론회에서는 탈북자 가족의 부부관계와 탈북자 가정의 정착실태 보고가 있었으며 그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이 논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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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제 발표에 나선 남한 고려대학교 윤인진 사회학과 교수는 서로 다른 사회체제에서 만들어진 남북한의 가족구조와 가족관계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문화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윤 교수는 탈북자 가족의 정착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남성들의 경제활동에 따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인진: 사회적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경제 부분이고 또한 우리 한국과 같이 가부장 같은 사회에서 남편과 아버지가 경제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는 자신의 자긍심과 가족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감안을 할 때 이렇게 성인 남성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남한입국 전체 탈북자 열명 중 세 명만이 자신들의 근로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정부의 지원으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탈북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들이 적극적으로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윤인진: 자영업이나 자활공동체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포기할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영업은 가족전체가 참여함으로써 경제적 자립을 가져올 수 있는... 또한 교육과 가족지원 교육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윤 교수는 이어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적응 과정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조정을 하고 있다면서 대체로 부부관계는 남한에서 더욱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변화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인진: 남북한에의 부부관계를 비교해 보면 북한에서의 부부관계보다는 남한에서의 부부관계를 더 평등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입맞춤이나 서로 껴안는 애정표현을 하거나 배우자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남한에서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응답자들은 배우자의 역할변화나 기여도 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배우자가 사회적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한의 탈북자지원단체인 새조위 즉, ‘새롭고하나된조국을위한모임’의 탈북여성 김영희 간사는 남한문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남한 성문화를 따라하려는 탈북자의 경우 부부관계가 어렵게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희: 사람들이 좋은 것은 살리고 나쁜 것은 배격해야 하겠는데 친구 애인문제 제각기 통장문제, 동거, 이혼.재혼 문제... 남한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소리가 있으니까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김 간사는 탈북자 부부의 갈등은 정착초기 보다는 적응 기에 들어서면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의 꿈과 희망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남한사회의 환경적 요인들과 구성원간의 불만으로 이어지면 가족해체의 단계로 까지 발전한다는 지적입니다.

김영희: 남편들도 여기는 유흥업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 노래방도 있죠, 술집도 있죠, 북한에는 노래방이 없으니까 - 노래방에 가서 남자.여자 부둥켜안고 춤추고 노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 남성들이 이러한 외도 적 현상에 대해서 거부감이 아주 강한데 이런 남한의 유흥문화도 이해하면서 아내와의 갈등을 점차 해소 시키라는 것입니다.

지난 2001년 몽골을 통해 남한에 입국한 탈북여성 김길선 씨는 토론에 나서 자신의 이혼에 대한 체험을 말했습니다. 김씨는 탈북 남성들은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상에 빠져있는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남한 사회생활에서 북한에서의 가부장제적인 문화를 버리지 못하는 경우는 이혼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현재 탈북자의 교육시설인 자유시민대학 간사로 일하면서 많은 탈북자대상의 상담을 하고 있다면서 좀더 다양한 상담시설과 교육시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길선: 첫째는 남한입국 5년 이상 된 자격을 갖춘 탈북자가 갓 입국한 탈북자들의 문제를 항시 전화 상담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원에 결혼 예비학교 같은 것을 도입해서 결혼 정년 기에 이른 사람들이 사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법과 관련된 탈북자 문제와 관련 북한의 배우자와 이혼을 하려는 남한 입국 탈북자의 경우 재판상의 이혼 사유가 되질 않아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고 이기영 전 탈북자지원 변호사단 단장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씨는 또 6.25때 아버지와 함께 월북했다가 최근 탈북해 남한에 입국한 한 탈북자의 경우는 아버지가 조부로부터 상속 받은 부동산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지만 현행법적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탈북자의 경우 특별법 조항을 적용시켜 탈북자들의 기본권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탈북자지원 활동가 구영서 목사는 최근 남한입국 탈북자 중 가족단위의 입국자 비율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여성의 비율은 열명 중 일곱 명 정도에 다다른 다고 말했습니다. 구 목사는 이들 탈북자들이 남한 정착 생활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현장 경험을 제공하고 민간단체와 정부기관의 긴밀한 상호협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이진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