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총련 조선대 학생 50여명, 코로나 이후 첫 방북길
2024.08.26
앵커: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즉 조총련이 운영하는 일본 조선대 학생 약 50명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일본을 떠났습니다. 조총련 학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과 교도 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조선대 학생과 인솔자 등 약 50명은 26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베이징을 거쳐 북한에 입국할 예정입니다.
이번 방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조치를 해제한 후 조선대 학생에 대해서는 방북 특별 허가를 내준 데 따른 것입니다.
도쿄도 고다이라시에 있는 조선대는 조총련 계열 학교로, 재학생 중에는 한국 국적자도 있습니다.
자신을 조선대 교수라고 밝힌 한 남성은 산케이 신문에 “대학 과정의 일환으로 북한에 간다”며 “학생은 모두 4학년으로 대략 20일간 체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앞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룹이 출국할 계획이라며, 약 140명의 학생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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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아울러 “학생들이 입학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방역 문제 등으로 학생들이 현지에 사는 친척을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19방역 조치로 국경을 폐쇄했으며, 약 3년 반이 지난 지난해 8월부터 부분적으로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조총련계 학생들이 코로나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케이는 조총련이 이번 방북 학생에 1인당 500만 엔(미화 약 3만4천623달러) 상한으로 현금 지참 지시를 내렸다는 정보가 있다고 했지만, 이 학교 교수는 “평범한 가정 학생들이 몇백만 단위의 돈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며 “체류 동안의 생활비 정도만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제재일환으로 대북 송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일본 출국 시 현금 반출은 10만 엔(미화 약 692달러) 초과할 경우 세관에 사전 신고하면 가능합니다.
산케이는 베이징에서 북한 평양으로 가는 고려항공이 위탁화물을 1인당 약 50kg까지 무료로 실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정보도 있어 북한에 사치품 공급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방문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이 일본과의 접촉면을 늘리려는 차원에서 조선대 학생들의 방북을 허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북일 간의 (물밑) 접촉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납치자 문제 해결, 북한은 수교 배상금 등이 목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도 지금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조선대 학생들에 앞서 조총련의 ‘금고지기’로 꼽히는 국장급 간부도 지난달 북한에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