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일부 접경지역에서 야간통금을 시행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데 야근 노동자 등에게는 야간통행증을 따로 발급해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7일 “당국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주민들의 야간통행을 단속하고 있다”면서 “저녁 8시부터 아침 6시까지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은 차단되고 각 기관 공장 기업소 단위의 간부들과 야간 근무자에게는 ‘야간통행증’을 발급해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틀 전(5일) 공장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지인이 길거리에서 야간순찰에 나선 109상무의 단속에 걸렸다”면서 “손전지를 비춰가며 다가 온 순찰대원은 전지불로 ‘야간 통행증’을 이리저리 확인한 뒤 갑자기 소지하고 있는 손전화를 검열하겠다며 손전화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야간 통행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109상무는 손전화를 검열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손전화를 검열당했고 그 과정에서 지인이 손전화에 외국음악과 사진 등을 담아 놓고 있다는 사실을 적발당했다”면서 “109상무 순찰대는 법규를 적용하면 노동교화형 5년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어두운 밤에 야간순찰대에 단속을 당한 지인은 사건의 엄중함을 판단하고 ‘우리 씩씩하게 해결하자’면서 뇌물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런데 순찰대는 중국 인민폐 5천위안(약 1천달러)을 내놓으면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면서 고압적으로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단속하던 야간순찰대는 109 련합지휘부까지 가지 않겠으면 중국돈 5000원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면서 “통 크게 내놓지 않으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그는 순찰대에 바칠 돈을 마련하기위해 부모, 형제, 친척의 집을 밤새 돌아다니면서 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북한 내 야간 통행이 통제된 적은 있지만 지난 10월 처음으로 야간통행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지난 10월 중순부터 일반 주민들은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길거리를 나다닐 수 없다”면서 “간부들과 야간에 일을 하는 종업원의 경우 기관 기업소에서 발급한 ‘야간통행증’을 발급 받아 야간에도 이동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중순 당국에서는 공화국(북한)을 둘러싼 내외 정세가 긴장하다는 이유를 들어 각 인민반들에 내년 4월까지 109 야간순찰대가 주민들의 야간통행을 단속한다는 내용을 포치했다”면서 “하지만 야간순찰에 나선 109상무 성원들이 야간통행증을 소지하고 있는 행인들도 온갖 트집을 잡아 뇌물을 뜯어내고 있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야간통행증은 밤 늦게까지 사무를 봐야 하는 공장 기업소의 간부들과 법기관, 당기관, 병원 의사들에게는 일괄적으로 발급되고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종업원들에게도 공식적으로 발급해준다”면서 “공식적으로 야간통행증을 발급 받을 자격이 없는 주민도 중국돈 50위안 (7달러)만 기업소에 바치면 비법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야간순찰 업무를 109상무조에 맡긴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이다”라면서 “본래 109상무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행위를 당속하기 위해 당과 검찰, 보위부, 안전부 등이 연합해서 무어진 검열조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주민들은 야간순찰을 담당하는 109상무조를 ‘불한당’이라고 부르면서 비난하고 있다”면서 “야간에 2인 1조로 기동하면서 단속대상을 잡아서 갖은 트집을 다 잡고 법적 처벌 운운하여 노골적으로 뇌물을 뜯어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에서는 정세 긴장 운운하며 야간통행을 금지해놓고 이를 주민통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야간통행증은 있으나 마나 하고 야간통금조치는 109상무 순찰대가 주민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