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년들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 강조
2024.05.23
앵커: 최근 북한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평양 서포지구에 건설된 새 거리를 ‘전위거리’로 명명해준 김정은 총비서의 사랑에 충성으로 보답할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14일 김정은의 참석 하에 평양에서 서포지구 새거리 준공식이 진행됐습니다.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 맡아 건설한 새 거리는 ‘전위거리’로 명명됐습니다. 이 이름은 북한이 청년동맹을 일컫는 명칭인 ‘청년전위’에서 따온 것으로 김정은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이 직접 참가한 ‘전위거리’ 준공식이 있은 후 청년동맹이 김정은 시대를 빛내는 청년영웅이 될 것을 청년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 토요일(5.18)부터 각급 청년동맹 조직에서 총회가 진행되었다”며 “총회 안건(의제)은 김정은의 사랑과 믿음에 충성으로 보답하는 제일결사대가 될 데 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총회에서 새 거리 건설을 청년동맹에 맡겨준 것 자체가 청년들에 대한 김정은의 믿음이며 ‘전위거리’라는 거리 이름 역시 청년들에 대한 김정은의 사랑과 은덕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이 특별히 강조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매 사람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헌신, 애국의 마음을 가지고 조국이 부르는 어렵고 힘든 초소에 달려가 위훈을 떨치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했다”며 “진심이든 가식이든 요란한 수식사를 동원해 충성을 맹세하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 후에도 청년동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듣기 싫을 정도로 원수님 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투철한 신념을 가지고 ‘전위거리’ 건설자들이 발휘한 정신을 본받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요즘 부쩍 젊은 층의 사상정신적 무장과 혁명적 단련을 언급하며 청년들을 못살게 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청진시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청년들에 대한 김정은의 사랑과 믿음에 보답할 데 대한 청년동맹 총회가 있은 후 청년들에 대한 통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각 구역 청년동맹이 하고 있는 무직자 단속을 봐도 그렇다”며 “매일 오후 청년동맹 간부들이 시장 정문에서 청년들을 단속하는데 어느 공장에 다니는지, 노동 시간에 왜 시장에 왔는지 따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무직자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청년이 다니는 공장 청년동맹 비서의 이름도 물어보는데, 이는 무직자인 청년이 어느 공장을 다닌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있지만 공장 청년동맹 조직 책임자의 이름까지 알긴 어렵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청년조직 책임자의 이름을 제대로 대지 못한 청년은 무직자로 인정돼 집체적으로 모내기 현장에 끌려간다”며 “어제 하루에만 송평구역에서 십 여명의 청년이 단속돼 근동리 모내기 작업에 동원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은 여럿이 같이 뭔가를 잘못해도 청년이 더 엄중하게 취급되는 분위기”라며 “당국이 청년들을 하도 못살게 구니 일부 청년들이 하루라도 빨리 나이를 먹어 직맹원으로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청년동맹에는 만 30세까지의 모든 청년들이 속하며 30세 이후 도시 청년의 경우 공업 근로자 조직인 직맹(직업총동맹), 농촌 청년은 농민 조직인 농근맹(농업근로자동맹)에 배속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