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성 2단계 살림집 공사 윤곽…전력 공급은 ‘글쎄’
2023.12.26
앵커: 북한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공사 현장의 윤곽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건설이 시작된 지 9개월 만에 건물 대부분이 세워졌지만, 여전히 전력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미국의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Planet Labs)를 통해 확인한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건설 현장의 모습(11월 19일 촬영)은 2월 착공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심이 되는 대로를 따라 양쪽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솟아나는 등 골조 공사는 완료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건설공사에 동원된 노동자용 가건물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내부 공사 및 조경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화성지구 2단계 건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착공한 지 두 달 만에 기초 공사를 마무리하고 수십 동의 아파트 건물이 신속히 올라오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Jacob Bogle)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이 지역이 단순히 대규모 아파트가 아니라 학교, 식당 및 기타 편의시설을 갖춘 완전한 주거 지역으로 보인다는 것”이라면서도 “도로 대부분이 대중 교통 및 도보용으로 설계돼 있어 많은 차량이 이동하기에는 부적합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북한이 이 지역에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적절한 전력 공급이 없으면 건물의 상층에 물을 공급할 수 없고, 정전 시에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사람들이 아파트 안에서 갇힐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양의 주택 확충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핵심 사업 중 하나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2월 15일 열린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착공식에 참석해 착공을 알리는 발파단추를 직접 누르는 등 의미를 부여한 바 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16일 방송):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우리 인민들의 생활에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안겨줄 웅대한 계획실행을 위한 방향과 방도를 환히 밝혀주시고 공사에서 나서는 문제들을 세심히 가르쳐주시며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취해주신대 대하여 언급하였습니다.
북한이 지난 2021년 당 제8차 대회에서 발표한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 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1만 세대씩 살림집을 평양에 건설할 계획입니다.
2022년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이어 올 4월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을 진행한 북한은 내년 초에 화성지구 2단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화성지구 1단계 준공 후 부실공사 우려가 있었던 만큼, 화성지구 2단계도 이에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보글 씨는 “평양은 약 20년 동안 주택 부족을 겪었고, 상황은 더욱 악화하였기에 신속한 건설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도 “새 건물의 주거 적합성이나 질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신도시 공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배경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며 빠른 속도로 준공을 하는 것이 북한 정권의 ‘승리’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