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 북한산 규소철, 중국산 둔갑해 해외 수출 가능성”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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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에 위치한 무산광산 모습.
함경남도에 위치한 무산광산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산 규소철 등 몇몇 물품이 중국에 수출된 후 중국산으로 둔갑해 이탈리아나 프랑스, 한국, 인도 등에 재수출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1일 지난해 중국 해관총서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아코디언, 버드나무 바구니, 인조 속눈썹과 페로실리콘 즉 규소철 등이 중국 세관 창고에 보관돼 있다가 제3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광동성에 아코디언 94개, 랴오닝성에 431개를 수출한 이후 이들 아코디언이 재수출 품목으로 분류돼 세관 창고에 보관되었는데, 지난해 이탈리아가 광동성에서 94개, 랴오닝성에서 431개 등 같은 수의 아코디언을 수입한 것을 알아냈다고 NK뉴스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패턴, 즉 전형적 모습이 다른 세 품목에서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지난해 중국 허난성에 수출한 규소철 1천 365톤도 재수출 품목으로 분리돼 세관 창고에 보관돼 있었는데, 지난해 인도(890톤), 일본(157톤), 우크라이나(212톤), 한국(125톤)이 중국 허난성에서 수입한 규소철 총량도 이와 비슷하게 맞물려 이 같은 정황이 의심된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습니다.

제이콥 프로머(Jacob Fromer) ‘NK뉴스’ 미국 워싱턴특파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한 규소철의 총량은 4만5천 700여 톤으로 미화 3천만 달러 상당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느 국가로 재수출됐는지를 다 분석하지는 못했다면서도 특히 규소철은 HS코드상 ‘철’로 분류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제재대상 품목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HS코드란 세계관세기구가 국제무역 상품의 명칭과 분류를 통일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화물의 수출입 통계를 위한 품목 번호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철과 철광을 포함해 석탄, 금, 티타늄광석 등의 광물을 제공하거나 판매하거나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71호 8조 위반이라는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단 측은 규소철이 제재 대상 품목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직답을 피하면서 “세계관세기구의 HS코드 기준을 참조하라”고 답했습니다.

HS코드에 따르면 규소철(HS720221)은 HS72의 ‘철’로 분류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 한 것입니다. (According to the WCO's standard, ferrosilicon (HS 720221) belongs to “Iron”.)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2월 북한산 재료를 사용한 인조 속눈썹을 수입한 미국 회사에 100만 달러 상당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엘프사가 중국의 납품업자들로부터 156차례에 걸쳐 수입한 인조 속눈썹에 북한 공급업자들이 제공한 재료가 80퍼센트 가량 포함돼 있다며, 북한산 물품 수입을 전면 금지한 미국의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중국이 수출한 북한산 물품들이 제재 대상인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중국은 이들 물품이 북한산임을 반드시 밝혀야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규소철은 지난해 시계에 이어 북한의 두 번째 주요 수출품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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