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난, ‘혁명의 논리’로 극복 안될 것”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1-06-03
Share
socialism_slogan_b 김정숙평양제사공장에 걸린 '사회주의 강국건설' 슬로건.
/AP Photo

앵커: 사회주의강국, 공산주의사회 건설 등의 명분으로 간부들과 주민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북한이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 등 이른바 삼중고로 인한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상근 한반도전략연구실장은 이날 발표한 ‘사회주의강국과 공산주의사회: 북한 국가건설 목표 재설정의 의미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최근 들어 사회주의강국, 공산주의 국가 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삼중고로 인해 취할 수 밖에 없었던 수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공세적인 국가발전전략을 다시금 추진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전후 복구 그리고 고성장시대를 지배했던 ‘혁명의 논리를 바탕으로 간부와 주민의 사상적 자각과 인적, 물적 자원의 총동원을 통한 경제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상근 실장은 다만 이러한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경제난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가운데 사회주의강국 달성, 공산주의사회 건설 등 정치적 목표를 내세우는 것이 북한 간부와 주민들에게 설득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경제가 제한적이나마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원가, 가격, 수익성과 같은 경제적 공간을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인식 덕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면한 어려움을 경제의 논리가 아닌 혁명의 논리로 극복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경제발전의 가능성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국가자본주의’, 즉 시장에 의존해 경제를 운용하되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체제로 전환할 경우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내정 안정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동남아 CLMV 국가의 체제전환 평가와 북한에 대한 함의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의 체제 전환 사례를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습니다.

베트남과 라오스의 경우 정치 체제 안정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반면 미얀마와 캄보디아는 내정 불안과 그로 인한 대미관계 개선 지연으로 경제가 부진했다는 분석입니다.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영상보고서): 북한 역시 정치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실패할 경우 수출 증진이나 외국인 투자 유치 등 경제성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동남아 국가들과 같이 수출∙외국인 투자 주도형 체제 전환을 시도할 경우 가격 자유화, 사유재산 인정, 국영기업 개혁 등의 조치와 외국인 투자의 적극적인 유치 그리고 외국계 은행 진출 허용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