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양종합병원 지속적 운영 위해 외부와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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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북한이 현재 건축 중인 평양종합병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려면 외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 속에서 착공된 평양종합병원.

한국의 전문가들은 10일 통일보건의료학회가 주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평양종합병원이 건립되더라도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외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병원 건물이 지어지더라도 내부 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병원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 평양종합병원 우리 같으면 상상 못하는데 7개월 만에 건설 가능하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병원 건립이 다가 아니잖아요. 훈련된 의료 인력, 의료 기기, 장비들, 비품들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제재로 인해 장비가 못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건물만 지어서 무슨 효과가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병원 착공식에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올해 10월 10일까지 병원을 완공할 것을 일꾼들에게 지시하며 이를 당 창건 75주년의 성과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장은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애민정책의 상징으로 평양종합병원건설을 내세웠지만 진정한 애민정책은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장 : 진정한 애민정책은 병원 건설 이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병원은 단지 건물이 아닙니다. 많은 의료시설과 요건들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거죠. 그리고 병원은 의료진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인적 요소가 비중이 큽니다. 이걸 북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대외적 협력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보여집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세계적인 신형 코로나 유행과 북한의 병원 건설 사업이 추후 남북 간 보건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신형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평양종합병원에도 신형 코로나 감염증 환자를 관리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 : 음압병실에 필요한 기자재, 음압병실에서의 환자 관리와 중환자 관리, 그런 중환자 관리에 필요한 의사 연수, 간호사 연수. 이런 부분들이 아마 우선 순위가 높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 자국 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이었습니다.

최현규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장은 북한이 신형 코로나 유행 초기부터 ‘완전 차단’을 선언했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공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소윤 연대의대 교수는 앞으로 남북 간 보건협력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의 신형 코로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소윤 연대의대 교수 : 북한의 실질적 감염병 실태가 어떤지, 실제로 어떤지에 대해 북한 당국이 조사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아니면 저희가 같이 실태조사를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그래서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도 앞으로 협력해서 해야할 중요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