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식량농업기구, 즉 FAO의 농업 관련 대북지원 물품 이송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FAO가 지난 7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북한 도시 및 농촌 인구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한 대두 생산 기술적 지원’ 사업.
셰이크 아하두자만(Sheikh Ahaduzzaman) FAO 북한 부대표(FAO Deputy Representative for DPR Korea)는 해당 사업 추진 경과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전자우편 질의에 이를 위한 제재면제 물품 조달을 시작했지만 물품 이송은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FAO initiated the procurement and the items will be shipped in late September/early October.)
FAO는 지난 3월 이 사업을 위해 이륜 경운기 10대, 이동식 콩 탈곡기 5대, 휴대용 급수 펌프 30개, 태양광 배낭 분무기 5개 등을 7월까지 북한에 보내려 한다며 제재 면제를 요청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4월 이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사업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에 대해 아하두자만 부대표는 북한 농부 대상 교육 등은 진행할 수 있었지만 북한의 국경 봉쇄와 북한 내 외국인 직원 부재로 모든 활동을 진행하진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FAO managed to implement some activities, especially training of the farmers. However, it was not possible to implement all activities due the closures of the borders and absence of the international staff in the country.)
외국인 직원의 복귀를 북한과 협의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이와 관련 FAO가 직접 소통하고 있지 않고 유엔 상주 조정관(UN resident coordinator)이 소통 중이라며 현재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FAO is not in direct contact with DPRK government for the return of international staff, this matter is being followed by the UN Resident Coordinator. No further information at present.)
이러한 상황에도 FAO는 북한과 농업, 축산, 수산 분야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대북사업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아하두자만 부대표는 FAO가 지난해 디지털 농업 생태계 강화와 전자 농업 솔루션 개발(Strengthening digital agriculture ecosystem and developing e-agriculture solutions), 협동농장의 사료생산 개선을 위한 기술지원(Technical support for the improved animal feed production in cooperative farms), 이모작 체계 하 향상된 밀·보리 생산을 위한 기술 지원 (Technical support for improved wheat/barley production under double cropping system, 연풍호 먹이사슬 구축을 통한 쏘가리 양식기술 지원(Supporting the Technology of Mandarin Fish farming by establishing food-chain in the Yonpung Lake) 등 4개 사업을 승인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농업 문제,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기술 교류를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기술지원 사업은 인적 교류 없이 자료 제공, 물자 교류 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며 북한이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외부와의 교류를 우선적으로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 농업 부문, 먹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기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계속 교류를 진행하겠다는 걸 의미합니다... 북한이 말로는 자력갱생을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 힘으로 정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듭니다. 없거나 부족한 것들에 대해서는 교류를 통해서 해결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김정은 별장이 위치한 연풍호에서 고급 어종인 쏘가리 양식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는 이를 북한 주민에게 공급하려는 것이기 보다는 특권 계층의 소비 혹은 외화벌이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6일 해외 체류 주민의 귀국을 승인하며 국경 개방을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