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수산사업소가 이달 들어 서해에서 멸치와 꽃게잡이에 나섰지만 연료난과 어선의 노후화로 인해 어획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월과 11월은 북한 서해바다에서 멸치와 꽃게잡이 계절입니다. 평안도 내 국영 수산사업소의 물고기 잡이가 한창이지만 소형 안강망선이 낡은데다가 연료까지 부족해 시름이 깊습니다.
평안북도 수산부문에서 근무하는 한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부터 서해바다에서 도내 수산사업소가 멸치잡이와 꽃게잡이에 떨쳐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낮과 밤에 이어(24시간) 수산사업소 어선들이 멸치와 꽃게잡이에 주력하는 것은 11월까지 국가가 부여한 연말계획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용천군 수산사업소에서는 안강망선을 총동원해 멸치와 꽃게잡이에 나서고 있지만 소형 안강망선의 설비가 낡아 고기가 들어있는 안강망을 끌어올릴 마력이 부족해 선원들이 인력으로 안강망을 끌어올리며 고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강망선이란 조류가 빠른 서해바다에 주머니 모양의 그물(안강망)을 배의 닻과 연결해 놓고 조류에 밀려 그물로 들어가는 물고기와 꽃게를 잡는 어선을 말합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도 “이달부터 증산군에 자리한 수산사업소마다 크고 작은 안강망선을 서해 띄워놓고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내가 일하는 수산사업소도 안강망선 6척을 바다에 세워놓고 어획량이 많은 멸치잡이에 나서고 있지만 70마력의 소형 안강망선이 너무 낡아 하루 1톤 이상의 물고기를 잡던 배가 지금은 200~500킬로 정도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특히 소형 안강망선이 일주일 이상 가동할 디젤유가 부족해 멸치를 일부 운반선에 넘기고 디젤유를 사들여 겨우 가동하면서 물고기 잡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운반선이란 국영 수산사업소에서 안강망선이 잡아들인 물고기를 항구로 전문 운반하도록 운행하는 선박을 말합니다.
국가에서 연료를 공급하지 않고 물고기 (어획)계획만 부여하다 보니 바다와 항구를 오가는 운반선 선장이 장마당에서 사들인 디젤유를 배에 싣고 다니며 국영 수산사업소 안강망선에 판매하는 것입니다.
“결국 국영 수산사업소 선박끼리 물물거래로 장사하면서 연료를 해결하며 국가가 부여한 어로계획에 내몰리는 셈”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달 북한이 도 수산관리국을 통해 각 수산사업소에 부여한 어획량은 사업소가 보유한 선박 숫자에 따라 다른데, 보통 70~100마력 안강망선마다 부여된 어획량은 20~30톤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어 “식량도 자체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안강망선을 하루종일 바다에 띄워놓고 있는 선원들은 출항하며 갖고 떠난 강냉이쌀과 무로 끼니를 이으며 멸치를 잡고 있지만 선박과 그물이 너무 낡아 안강망을 인력으로 끌어올리다 그물이 터져 잡은 멸치도 놓쳐 어획량이 적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