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당 간부, 뇌물받고 김정은 경호원 뽑았다 해임
2023.09.28

앵커 : 김정은과 그 일가를 직접 경호하거나 보좌하는 성원은 노동당이 직접 선발합니다. 그런데 양강도 갑산군에서 이 업무를 담당한 당간부가 뇌물을 받았다가 꼬리를 잡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경호라는 말을 쓰지 않고 호위라고 합니다. 몇 년 전까지 김정은과 그 일가의 신변 경호와 먹고 입고 생활하는 모든 것을 관장하는 기관은 호위사령부였습니다.
호위사령부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직접적인 지시만 받는 특수한 군 조직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2020년경 호위사령부가 임무에 따라 당 중앙위원회 호위처, 국무위원회 경위국, 호위국, 호위사령부 이렇게 4개의 독자적인 군 조직으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6월 말 갑산군당위원회가 도당위원회의 집중 검열을 받았다”며 “6과 대상 선발에서 뇌물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당의 검열 대상은 갑산군당 조직부 6과 부부장으로 그 부부장이 친위대원을 선발하면서 자식을 좋은 곳에 보내준다며 부모들에게 돈을 뜯어내 이력서를 거짓으로 꾸몄다고 하는데 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과 일가를 호위하거나 시중드는 성원 선발은 각도, 시, 군당위원회 조직부 6과의 업무입니다. 6과는 다른 과보다 비중이 높은 부서로 부서장의 직책도 과장이 아닌 부부장입니다. 주민들은 6과가 뽑는 인원을 ‘6과 대상’ 혹은 ‘친위대원’이라고 부릅니다.
선발 대상은 고급중(고등)학생, 대학생, 독신 여성 등 그때그때 중앙에서 지정하며 선발기준도 가정환경, 사회 계급적 토대(충성도 및 범죄 경력)는 물론 학업성적, 키, 체격, 건강, 인물, 성격, 품행 등 매우 엄격합니다.
제대 후 원하는 대학에 진학이 가능하고 당간부 채용 등에 유리하기에 주민들은 자기 자식이 6과에 뽑혀간 것을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소식통은 “갑산군당 6과 부부장이 자기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부모들을 통한 조사에서 다 사실로 드러났다”며 “어느 한 부모는 6과 부부장에게 중국 돈 5천 위안(680$)을 뇌물로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조사 내용은 즉각 중앙에 보고됐고 갑산군당 6과 부부장은 해임되어 농장원으로 쫓겨갔다”고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갑산군이 도당위원회 검열을 받고 6과 부부장이 해임된 건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6과 부부장이 뇌물로 받은 돈을 부하 지도원에게는 조금만 주고 나머지는 혼자 다 차지해 이에 불만을 가진 지도원이 도당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면서 검열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한 부모는 검열 성원에게 6과 부부장이 너무 끈질기게 요구하는 바람에 집 떠나는 자식의 몸보신도 전혀 시키지 못하고 집에 있던 돈을 다 줄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사람이 오랫동안 6과 부부장으로 있으면서 제 딴에 돈 벌 요령을 찾았다고 그런 짓을 한 모양인데 큰 실책을 범한 것”이라며 “그래도 출당, 철직(직위 해체)돼 농장원으로 쫓겨간 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부정부패나 일반 범죄는 형법에 따라 노동단련형이나 교화형을 치른 후 사회로 복귀하지만 김정은과 노동당에 반하는 등 정치적 행위는 반당반혁명범죄로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영영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