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쿠데타 지지 시위에 북 ‘인공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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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니제르 군부 쿠데타 지지자들이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면서 인공기를 흔들었습니다. 서방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군부독재가 된 니제르에 손을 내밀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7일 터키 뉴스통신사인 아나돌루 에이전시(AA)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니제르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 시위 현장에 북한 인공기가 등장했습니다.

이날 시위는 쿠데타 지지자들이 쿠데타 주체인 니제르 군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프랑스에 반발하면서 열렸고,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시위자들은 서방에 대한 반기로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의 국기는 물론 북한의 인공기를 들었는데, 이 모습은 사회관계망 서비스 X(옛 트위터)에 2천 회나 공유되면서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니제르는 1974년 북한과 수교했지만, 지난 2020년 당시 니제르에서 거주하거나 고용된 북한 국적자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쿠데타에 성공한 서아프리카 브루키나파소 정부와도 최근 관계를 개선했는데 이번 기회를 활용해 니제르와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이 상황을 활용해 손을 내밀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에겐 잠재적인 기회입니다. 그간 북한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동상을 세우고 독재자들을 위해 군사 훈련을 제공해왔습니다. 또 북한은 늘 자원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습니다. 니제르가 제재에 가해진다면 중국, 러시아는 물론 북한이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북한에게는 다른 파트너가 있다는 선전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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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스라엘 시민이 지난 5일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개편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해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흔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laymul/Getty Images/iStockphoto)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 날“북한은 무기와 다른 서비스를 사고 싶은 어떤 나라에도 기꺼이 팔려고 한다”라며“대부분의 경우 이것들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 위반”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이스라엘 내 정부 비판 시위에서도 자국 국기와 함께 인공기 등장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니제르 사례와는 달리 이스라엘 사법부의 행정·입법부 견제 권한이 약화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반대 시위에서 이스라엘이 ‘독재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인공기를 들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니제르에는 현재 프랑스군 1천 5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는데, 쿠데타 지지자들은 프랑스군 철수와 프랑스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니제르 군부를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축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복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