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홍수로 감시초소 유실∙철조망 파손…탈북 구멍?

워싱턴-자민 앤더슨, 노정민 andersonj@rfa.org
2024.09.09
북 홍수로 감시초소 유실∙철조망 파손…탈북 구멍? 지난 7월 말 압록강 대홍수로 인해 경비 초소가 사라지고 경비대 병영이 훼손된 것이 확인된다.
/분석 -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이미지 - Planet Labs, Google Earth

앵커: 7월 말 압록강 유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국경 감시초소들이 강물에 휩쓸려 사라지고, 철조망이 심각하게 훼손된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탈북 시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의 국경 접근을 막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 미국의 민간위성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의 위성사진입니다.

 

집중호우로 홍수 피해를 입은지 2달이 지난 시점. 진흙으로 뒤덮인 땅 위로 수해 복구를 위해 파견된 돌격대들이 머무는 임시 숙소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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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 압록강 대홍수로 인해 경비 초소가 사라지고 경비대 병영이 훼손된 것이 확인된다. / 분석 -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이미지 - Planet Labs, Google Earth 

 

이 사진을 6개월 전인 215일에 구글 어스가 같은 지역에서 촬영한 위성사진과 비교한 결과, 홍수로 인해 초소와 경비대 병영이 손상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민간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은 “적어도 두 개의 초소가 강물에 떠밀려 사라졌고, 경비대 병영도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철조망의 손상 여부는 위성사진 해상도의 한계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배수로 사이에 위치한 둑이 떠내려가면서 낮은 지대에 위치한 철조망 역시 손상됐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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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도 초산군 압록강 지류 저지대에 설치된 철조망이 완전히 9월 8일까지도 물에 잠겨있다. / 분석 -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이미지 - Planet Labs, Google Earth

 

철조망이 여전히 물에 잠긴 지역도 있습니다.

 

자강도 초산군 련풍리입니다.

 

지난 8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압록강 지류를 가로지르는 철조망이 불어난 강물 아래 완전히 잠겨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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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 고읍노동자구의 수해 전후 모습. / 분석 - 제이콥 보글(Jacob Bogle), 이미지 - Planet Labs

 

양강도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형직군 고읍노동자구에 설치된 철조망은 729일 물에 잠긴 모습이 포착됐고, 물이 빠진 후 9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철조망의 일부만 남아 있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보글 분석가는 “철조망이 심하게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큰 초소는 피해가 없는 듯 하지만, 이 해상도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작은 초소들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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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홍수로 인해 북중 국경 지역 여러 곳에서 철조망과 국경 경비 시설들이 훼손된 것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탈북 통제 및 감시 체계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성학 한국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수해 전후의 야간 조도 영상을 분석한 결과, “홍수로 전신주와 전선 등 전력시설이 상당 부분 유실돼 전력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며, 압록강변 고압 전기철조망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9일 북한 내 취재 협조자를 인용해 십몇 년 만에 철조망이 없는 국경 지대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탈북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국경 접근을 차단하라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국경 경비 설비들, 철조망, 감시 초소들이 떠내려가거나 파괴됐기 때문에 십몇 년 만에 철조망이 없는 국경 지대가 생겼다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군대가 같이 있으면, 일반 주민들도 국경 연선에서 복구 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8월 중반경부터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 연선 복구 작업은 기본적으로 군대만 투입하고 일반 주민들은 접근 못하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압록강 상류에서 탈북이 시도된 정황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중국 길림성 취재 협조자를 인용해, 북한 주민들이 압록강을 넘어온 흔적이 발견됐고 중국 공안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압록강 상류 지역에서 일부 북한 주민들이 넘어온 흔적들을 찾았다라는 거죠. 그 지역에서 인삼밭이나 민가 창고 같은 곳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그런 흔적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 공안 당국은 (북한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흉기를 갖고 있거나 강도질을 할 수 있으니 밤에 밭에 접근하지 말고 주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번 압록강 수해로 국경 감시초소와 철조망이 훼손되면서 실제 탈북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을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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