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터 가격 급등 북, 성냥 긴급 생산
2024.12.11
앵커: 북한에서 환율 급등으로 중국산 가스라이터 가격이 크게 오르자 주민들이 라이터 대신 성냥을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영공장들도 대중 소비용 성냥 생산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0년대 경제난 이전까지 북한에서는 담뱃불은 물론 집집마다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 북한산 성냥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경제난으로 성냥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중국에서 수입된 가스라이터가 전국 장마당에 유통되면서 90년대 이후 성냥 소비 문화는 사라졌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성냥이 다시 대중 소비품이 됐다”며 “환율 급등으로 중국산 라이터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10일 현재 평안남도 성천군과 은산군의 환율은 1달러에 3만3천원에서 4만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지난 11월 하순만 해도 1달러에 2만5천원이었는데 60% 급등한 것입니다.
“환율이 오르자 중국산 가스라이터가 2천원에서 5천원으로, 라이터 돌은 300원에서 1천원으로, 라이터에 가스 한번 넣는 것은 500원에서 2천원으로 올랐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산 라이터 대신 가격이 눅은 성냥 수요가 부각되자 성천군 건전지공장(군수)에서 생산지표에 없는 성냥을 생산해 상점에 넘겨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성냥은 화약만 있으면 목재 자투리로 생산이 즉시 가능하다”며 “화약이 공급되는 군수공장뿐 아니라 일용품공장도 화약을 구매해 성냥 생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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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자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요즘 잘사는 집을 빼고는 가격이 비싼 라이터가 아니라 성냥으로 담뱃불과 아궁이 불을 지핀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성냥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난의 행군 이후 소규모로 성냥을 생산하던 전천성냥공장이 정상에 가깝게 돌아간다”며 “갑 성냥과 통 성냥을 만들어 전국에 도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가 연회 행사장에는 안전상 라이터가 아니라 성냥을 놓는데, 행사용 성냥과 전쟁예비물자용 성냥은 전천성냥공장에서 생산해 왔다”며 “요즘은 대중 소비용 성냥 생산에 들어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자강도에는 화약을 공급받는 군수공장들이 많아 해당 공장들도 성냥 생산에 돌입해 상점과 개인에게 장마당 가격보다 눅게 넘겨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현지 소식통들은 “평안남도와 함경남도 장마당에서 바지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성냥갑은 2천원, 작은 성냥갑보다 3배 이상 량이 많은 통 성냥은 5천~6천원에 판매된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