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성들, 생활고로 인한 매춘 증가하나?”
2019.12.27
앵커: 최근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한 경제 악화로 북한에서 매춘 행위에 내몰리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매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아시아프레스에서 (대북) 제재로 인한 주민생활 악화에 대해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매춘 행위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함경북도와 량강도의 취재협력자가 조사를 해 주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복수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에서 11월과 12월에 성매매로 검거된 여성을 공개 장소에서 규탄하는 ‘공개폭로집회’가 열리는 등 중앙 당국이 매춘의 집중 단속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의 함경북도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비사회주의 문화를 단속하기 위해 중앙에서 파견된 ‘비사회주의그루빠’의 함정 수사 등으로 검거된 여성들은 ‘노동단련대’에 보내지거나 여성 동맹에서 사상투쟁회의에 회부되기도 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지난 26일 량강도 혜산시의 소식통은 혜산시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휴대전화로 개별적으로 매춘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인근 농촌에서 온 여성들은 일명 ‘큰엄마’로 불리는 포주 밑에서 성매매에 가담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에 말했습니다.
수확이 끝난 후 늦가을에 협동농장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혜산시를 찾은 농촌 여성들은 물론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되는 10대 학생들까지 매춘으로 현금 벌이에 나설 만큼 이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고충이 심한 상황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지난)1~ 2년 동안에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이라든지 원산·갈마지구 건설이라든지 그런 건설프로젝트에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내라고 계속 강요해 왔지 않습니까? 그 (경제적) 부담이 엄청 컸을 겁니다. 말하자면 경기가 나빠 (장마당에서) 장사도 잘 안되고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수탈이 계속돼 주민들의 생활이 계속해서 악화되면서 이런 식으로 여성들이 (현금을 벌기 위한) 마지막 수단에 나섰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북한 당국은 사회질서에 대한 영향을 생각해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생활 조건을 개선하는 근본적 해결책을 제공하지 않는 한 매춘 행위가 근절되지 못할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진 출신 탈북자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매춘과 더불어 각성제인 필로폰 투약 등이 보안서와 당 간부들 사이에서까지 이전부터 만연했다면서, 중앙에서 이 같은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지방에도 단속반을 몰래 파견하면서 검거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 돈주들이 사우나라든가 안마방을 차려 가지고 거기서 필로폰 투약을 하고, 무역회사라든가 외화벌이 사람들이 청진 내려오면 청진에서도 필로폰 투약을 하고 안마방에 들어가 성매매를 하고…
정 대표는 2016년 무렵 김정은 정권이 마약과의 투쟁을 벌인다며 심하게 단속을 했지만, 이후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또 다시 마약과 성매매가 성행하면 중앙정부가 암행어사 식 순찰에 나서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에도 이 같은 이유로 적발되는 건수가 늘어 매춘 행위가 갑자기 성행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