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NGO, 유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입건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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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zealand_PPE_b 뉴질랜드 민간단체인 '뉴질랜드-북한사회'(NZ-DPRK Society)는 지난 6월 미화 2천 달러 상당의 코로나19 방역용 개인보호장비(PPE) 87개를 북한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북한사회'(NZ-DPRK Society)

앵커: 뉴질랜드의 한 대북지원 단체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북한에 후원금을 지원해 온 이 단체의 은행계좌 역시 폐쇄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질랜드 매체 RNZ, 스터프(Stuff) 등은 뉴질랜드 민간단체인 '뉴질랜드-북한사회'(NZ-DPRK Society)’의 총무 피터 윌슨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관계자 1명이 19일 뉴질랜드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났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시간 동안 자택을 수색한 뉴질랜드 경찰은 조사를 위해 이들의 노트북과 휴대폰(손전화), 관련 서류 등을 압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크리스찬 버나드 형사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대북 후원금 지원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위해 단체 관계자 2명의 자택을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가 지난 3월 북한 적십자사에 코로나 19 관련 개인보호장비(PPE) 구매를 위한 후원금을 해외 송금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뉴질랜드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모인 후원금 미화 2,000달러가 뉴질랜드 ASB 은행을 통해 인도네시아 은행에 송금됐고, 인도네시아에 있는 지인이 이를 현금 인출해 자카르타 주재 북한 대사관에 전달한 것입니다.

윌슨 총무는 RNZ와의 인터뷰에서10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으로 직접 송금이 가능했지만 미국의 금융제재로 제 3국을 거쳐 송금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뿐 아니라 개인, 단체, 기관 등 제 3자까지 금융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의 제재명단에 오르면 국제금융에 대한 접근이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북한과 연루된 금융거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북한사회' 관계자들이 체포되기 전인 3월 이 단체는 후원금 송금과 관련해 뉴질랜드 외교통상부와 ASB 은행으로부터 여러 차례 문의와 경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체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단체는 북한이 본격적인 코로나19 방역 활동에 나선 지난 2월 하순 북한 당국으로부터 코로나 19 물품에 대한 지원요청을 받았고, 3월5일 2,000달러를 자카르타 주재 북한 대사관을 통해 북한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습니다.

3월 13일 북한 적십자사로부터 후원금을 수령했다는 확인을 받았고, 그 달 20일 단체는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두달이 지난 5월 20일 이 단체는 뉴질랜드 외교통상부로부터 “언론 보도를 봤다”며 “부처는 북한 또는 북한 단체와 거래하거나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들이 유엔 제재 조항을 참고하고, 뉴질랜드 제재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법률 자문을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후원금으로 구매한 코로나 19 물품이 중국을 거쳐 6월 북한에 도착했고, 단체는 7, 8월 중 두 차례에 걸쳐 ASB 은행으로부터 지난 3월 후원금의 해외 송금과 관련한 전화와 이메일 문의를 받았습니다.

이 단체의 총무 윌슨은 후원금 수령에 대한 북한 적십자사의 확인 문서를 제출했지만 수령인, 북한 지원사업 내용, 북한과의 관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ASB 은행은 지난 8월 21일부로 이 단체의 금융계좌를 폐쇄했고, 뉴질랜드 사법 당국이 이번에 추가 조사에 나선 것입니다.

미국의 대북지원단체 미국친우봉사단(AFSC)의 다니엘 재스퍼(Daniel Jasper) 담당관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 대북제재와 미국의 독자제재로 북한으로의 직접 송금은 불가능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재스퍼 담당관: 이는 북한 송금에 대한 복잡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사실 대북 인도주의 지원 목적이더라도 송금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필요한 것은 금융기관들에 제재에서 어떤 부분이 허용되는지 등 제재 규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한편, 1974년 뉴질랜드와 북한 간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뉴질랜드-북한사회’는 그 동안 북한 현지에서 농장 운영에 참여하거나 농기계 구입 등을 위한 후원금 지원, 자연재해 피해 복구 지원 등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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