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소학교 신입생들 “품질 낮은 교복 못 입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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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앞서 소(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여름 교복을 공급했지만 품질이 형편없어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선 학생들이 학교에 갈 때 반드시 교복을 입어야 합니다. 교복은 소(초등)학교, 초급중(중)학교, 고급중(고등)학교, 대학별로 모양이 각각 다릅니다. 각급 학교별로 구분된 학생들의 새 교복 도안(디자인)은 2021년 10월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된 국가산업미술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요즘 시장에서 새 교복 도안을 그대로 본 따 개인이 만든 교복이 정말 잘 팔린다”며 “국가에서 공급한 새 교복 천의 질이 너무 한심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올해 소학교에 입학한 조카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뛰놀며 장난하다가 교복이 찢어져 울면서 집에 돌아왔다”며 “어린 조카가 이 따위 한심한 교복을 다시는 안 입겠다며 장마당에서 파는 좋은 교복을 사달라고 졸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카가 입고 간 교복은 지난 6월 올해 입학한 소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공급된 새 여름 교복”으로 “남학생은 남색 반바지에 흰색 반팔 셔츠, 여학생은 분홍색 반팔 달린 옷(원피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카의 교복이 보기 심할 정도로 찢어져 어쩔 수 없이 시장에 가서 개인이 만든 교복을 사주었다”며 “개인이 만든 교복 가격은 중국 돈 250위안(미화 34.35달러)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시장에 자녀를 데리고 교복 사러 온 부모들이 있다”며 “교복 사러 온 부모들은 하나같이 ‘대충 만든 한심한 교복을 공급할거면 차라리 주지나 말지’라며 당국을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돈 있는 학부모들은 나라에서 준 교복이 질이 매우 낮다고 그냥 버리기도 한다”며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고운 옷을 입혀 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피복공장에서 속도전으로 대충 만들어 공짜로 주는 옷보다 시장에서 파는 옷의 질이 더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작년 2022년 4월부터 학생들에게 공급된 새 도안의 교복은 처음부터 질이 낮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 개인 장사꾼들이 당국이 주는 교복보다 좋은 천으로 똑같은 모양의 교복을 만들어 시장에서 팔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당국이 김정은이 보아준 도안대로 만든 옷이라고 새 교복의 우점(장점)을 선전하지만 교복의 질은 정말 한심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소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며칠 입은 새 여름 교복을 입지 않겠다며 시장에서 파는 교복을 사 달라고 떼를 부렸다”며 “나라에서 준 교복은 학급에서 못사는 애들만 입었다고 하기에 같은 학급 아이들이 등교하는 옷차림을 살펴보았는데 정말 사실이어서 충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날 오후 아이 손을 잡고 시장에 가 개인이 만든 교복을 샀는데 시장에서 파는 교복과 나라에서 준 교복을 비교해보니 (국가가 공급한 교복이) 확실히 천의 질은 물론 모양도 곱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업이 끝나 과외활동을 할 때 당 깃발이나 공화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시장에서 3만5천원(미화4.2달러)을 주고 공화국기가 그려진 반팔 옷을 샀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생활이 어려운 집은 강냉이(옥수수) 13kg 정도 살 수 있는 3만5천원짜리 국기가 그려진 옷을 사 입히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학교에 공부하러 갈 때 아이들이 무조건 교복을 입어야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방과 후에까지 이런 옷을 입어라 저런 옷을 입어라 하는 것은 정말 너무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