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제의는 식량난 타개 등 다목적”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09.10.22
MC: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의설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이것이 6자회담 복귀를 회피하고 심각한 식량난을 타개하며, 남한 내와 한미 간 갈등을 유발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또 조속한 시일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북한 관리가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극비리에 만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했다고 한국의 KBS방송이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습니다.

최근 한국 언론 매체들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 접촉설을 계속 보도했고 한국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조선일보에 “북한이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원하는 것은 맞다”고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핵 폐기를 약속한 6자회담 복귀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양자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을 꾀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플레이크 소장은 지금 북한은 한국에서 받던 많은 양의 지원이 매우 아쉬운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경제난도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원하는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Flake: Clearly, obviously, they have lost a lot in terms of aid, in terms of economic benefits as the situation with South Korea has gone bad, so they're seeking recoup that.

미국 국방분석연구소(IDA)의 한반도 전문가인 오공단 박사도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활용해 한국과 미국을 혼란하게 만들고 지원도 받아내려는 다양한 속셈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오공단: 한미 관계의 틈을 벌리고 한국의 내부 혼란을 유도하고 또 관심을 끌어 지원을 받기 위한 다양한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특히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한 북한이 남한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Niksch: 북한은 식량을 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최근 화해의 손짓을 하는 주된 목적은 식량지원을 받는 데 있습니다. 올해 북한의 옥수수와 쌀 생산량은 2008년과 비교할 때 40%가량 줄어들었고 북한은 내년에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맞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닉시 박사는 과거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했을 때마다 주변 국가에 화해 공세를 펼쳤다면서 이번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플레이크 소장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전임 한국 정부들과 달리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정권의 정통성을 확보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닉시 박사도 적어도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이 아닌 한국이나 제3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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