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5건의 국제상표와 특허를 출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지난 5월과 7월 북한이 출원한 총 4건의 국제상표 등록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 류경악기사(Rhugyong Musical Instrument Company)의 류경관(RYUGYONG)과 지난 7월 평양체육기자재공장(Pyongyang Sports Goods Factory)의 대성산(TAESONGSAN), 평양 만경대구역의 식료공장 선흥(SONHUNG), 해산물가공회사 천아포(CHONAPHO)에 대한 국제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이 중 주목되는 상표는 만경대구역에 위치한 것으로 기재된 평양체육기자재공장의 '대성산'입니다.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016년 6월 새로 준공한 평양체육기자재공장에서 생산된 '대성산' 상표 제품들이 국제경기에도 이용되고 있다고 지난 5월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체육기자재공장을 시찰하는 등 2010년대 중반 체육 산업을 강조한 데 따른 결과로 평가됩니다.
또한 선흥식료공장은 지난 2015년 과일빵, 커피사탕, 종합과자,영양단묵, 종합영양강정 등 5개 품목이 북한 최우수제품에 수여되는 '12월15일 품질메달'을 받아 주목 받은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2014년부터 수출을 겨냥해 '12월15일 품질메달'을 수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천아포 상표 역시 김 위원장이 2014년 7월 현지지도한 천아포수산연구소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 연구소가 연어 등 고급어족들에 대한 연구사업, 양어, 물고기 가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현대적인 과학 연구 및 생산기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올들어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호텔과 평양 류경악기사의 류경 두 건의 상표를 등록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 상표권 이외에 국제 특허 등록에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2건, 지난해 9월 1건 등 3건, 올들어 지난 8월에 한 건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8일 현재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북한이 국제특허협력조약(PCT-Patent Cooperation Treaty)에 따라 지난해 출원한 특허는 '대마 추출물을 함유한 입욕제 제조법' 그리고 '돼지혈액으로부터 얻은 혈액대체물을 운반하는 산소와 그 제조법'(oxygen carrying blood substitute obtained from swine blood and the manufacturing method)입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의 통계 및 데이터분석 관계자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원된 특허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추후 웹사이트에 발표될 때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 특허 출원을 진행하는 부서 이외에는 웹사이트에 공개되기 전까지는 어떤 내용인지 누가 특허를 신청했는지 등에 대해 철저히 비밀이 유지됩니다.
앞서 한국의 연합뉴스는 올해 초 입수한 '기업경영에서 특허권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북한 학술지(2019년 11월 15일 발행)를 인용해 북한은 특허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기업이 파산되더라도 쉽게 재생할 저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했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경영전략에 실패해 몰락했지만, 1만 여 건의 휴대용 전화기와 통신분야 특허 기술을 토대로 위기에 빠진 핀란드의 경제를 되살렸다고 북한이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남북한 지식재산권전문가인 한국 드림월드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박종배 박사는 지난 6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2006년부터 세계지식재산기구 고위 관리를 초청해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제상표와 특허 등록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세계지식재산기구 통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003년 이후 8일 현재까지 출원한 특허 수는 53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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