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도 못한 사람” 북 농장 부림소에 알곡 사료 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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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협동농장의 부림소 사료용으로 강냉이(옥수수)를 배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곡분배를 1년 필요량의 절반도 받지 못한 농민들 속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농민 소식통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어제 김정숙군 원동리 협동농장에서 부림소에 대한 식량(사료) 배급이 있었다”면서 “부림소 한 마리당 강냉이(옥수수) 100킬로 씩 배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에는 22개의 협동농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각 농장 산하에는 농산반과 과수반 등 4~6개의 작업반(농민 약 290~430명)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작업반에는 5~6개의 분조가 있으며 각 분조마다 3~6마리 부림소를 키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농민 한명당 주로 소 한마리를 관리합니다.

따라서 협동농장의 규모에 따라서 편차가 있지만, 1개 협동농장에 평균 100여마리의 부림소가 사육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소식통은 “내가 일하는 원동리 농산1반 4분조에는 부림소 5마리가 있다”면서 “각 부림소는 소 관리공(농민)의 살림집에 마련된 소 외양간에서 기르고 있어 부림소의 식량은 소 관리공이 받아갔다”고 강조했습니다.

원래 협동농장 부림소는 농장에서 공동 관리했으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 소도둑이 성행하자 농장에서 선발된 농민에게 부림소 관리를 위탁하게 되었습니다. 부림소를 관리하는 농민에게는 농민의 하루노동을 1공수로 계산해 연말 알곡분배로 지급되는 노력공수와 별도로 100공수(100일분의 알곡)가 더 분배됩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정숙군 협동농장 소속 농민들에 대한 알곡분배는 지난주 끝났다”면서 “올 수확량이 부족한 탓에 1년 365일 꼬박 농장에 출근해 400공수가 넘는 농민들도 200공수 분량의 알곡만 현물로 분배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어제까지 맹산군의 각 협동농장 농민들에 대한 알곡분배가 끝났다”면서 “농민이 받은 1년 분배는 반년정도의 식량밖에 안 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협동농장 부림소에게는 100킬로의 강냉이(옥수수)와 강낭대(옥수수대)가 공급되었다”면서 “이에 농민들 속에서는 소가 사람보다 더 많은 대접을 받는다며 소가 사람보다 중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협동농장 부림소의 식량을 산과 들에서 풀이 나오는 계절을 제외하고 1년 중 소비량을 계산해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부림소의 식량배급은 중단되었습니다. 이에 부림소를 관리하는 농민들은 역전과 장마당에서 장사짐을 날라주고 돈을 벌면서 부림소 사료와 약품, 편자(소발굽에 박는 철판) 등을 해결해 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 처음으로 농장 부림소에 알곡과 강냉이대가 사료로 공급된 것은 농장부림소를 농사일에 총동원하여 식량생산을 늘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부림소로 인해 알곡 증산이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사료로 옥수수 100킬로가 공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입니다.

한편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2년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8만 톤 감소한 451만 톤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