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세, 미주 이산가족 영상편지 제작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3.07.31
한인 2세, 미주 이산가족 영상편지 제작 미주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의 이규민 대표는 최근 미 전역을 돌며 한인 1세 이산가족들의 영상편지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 이규민 대표

앵커: 미주 한인 2세가 미국 내 이산가족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전하는 영상편지 제작에 나섰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주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대표인 한인 2세 이규민(미국명 폴 리)씨는 올 여름 미 전역을 돌며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 80~90세를 훌쩍 넘긴 한인 1세 이산가족들이 북녘 고향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영상으로 촬영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이 대표는 지난 3주간 뉴욕, 뉴저지를 시작으로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LA,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애틀란타 등을 돌며, 13명과 인터뷰를 나눴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대표: 총 13분과 인터뷰해서 짧게 영상으로 고향에 대한 기억, 이북에 대한 기억, 가족들에 대한 기억, 마지막으로 이북에 있는 가족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 대표가 지난 7년간 봉사자로 몸담았던 대북지원단체, 미국친우봉사단(AFSC)의 지원으로 가능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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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의 이규민 대표는 최근 미 전역을 돌며 한인 1세 이산가족들의 영상편지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 이규민 대표

 

이 대표는 “이산가족, 특히 재미이산가족 문제는 정치적 이슈로 좌우되지 않고 인간적인 문제로서 다른 단체들과 협력해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0여년간 생사도 모른 채 북한 내 가족들을 그리워하던 한인 1세 이산가족들은 이번 영상편지 제작을 통해 자신들의 추억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고 이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 대표는 남북, 미북관계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면 상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로한 나이로 더 많은 1세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영상편지로 마음을 전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 지금 여행도 직접 상봉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영상통화라던지 스카이프 통화라던지, 그것도 예전에 제안됐지만 현재로선 힘들다고 봐서요. 영상편지 교환이 다음으로 제일 힐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이 대표는 이어 이번에 제작한 영상편지를 전시회나 아카이브(기록 보관소) 등을 통해 차세대 한인이나 일반 미국인들에게 알림으로써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와 같은 공식 채널(창구)를 통해 영상편지를 전할 수 있도록 미 국무부와 한국 통일부, 미 적십자사 관계자들과도 논의했습니다.

 

특히 국무부 내 북한인권문제 담당자는 지난해 말 통과된 미주이산가족상봉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 내 미주이산가족들에 대한 구체적 정보나 통계 부족으로 향후 이산가족 상봉이나 영상메시지 전달 때 어려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정식으로 등록된 미주한인이산가족은 800여명이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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