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돕겠다 할 때 갈 걸...” 생활고에 후회하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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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기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최근 당국에 대한 비난이 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강국의 미래는 밝다며 전승절을 성대히 경축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사상과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식량부족 등 민생 해결에 무관심한 당국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7일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요즘 믿을만한 사람끼리 모인 곳에서는 반드시 당국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며 “주변 사람들의 당국에 대한 믿음과 충성도가 빠르게 저하되는 것을 느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전승절(7.27)을 맞아 진행된 군 열병식을 비롯한 각종 행사의 핵심은 ‘김정은 결사옹위 정신’이었다”며 “공장에서도 매일 아침 조회 때 종업원 전체가 다 같이 김정은 찬가를 불러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김정은이 인민을 위한 헌신의 장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김정은을 ‘만고절세의 애국자’라 추켜세우고 있다”면서 “그러나 김정은과 노동당이 경제회복과 인민생활 향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공짜가 많이 생기는 간부들과 몇몇 돈주를 제외한 전국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며 “작은 산골 군인 부령에서 하루 세끼 쌀밥을 먹는 주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령시장에 가보면 물건을 사러 온 사람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더 많은데 식량이나 필요한 생필품을 살 돈도 없거니와 설사 돈이 있더라도 쌀이나 콩기름 같은 물품은 사기도 어렵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최근 너무 생활이 어렵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내 친구는 한국에 간 형이 2번이나 보낸 안내자(브로커)를 따라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고, 나도 한국에 간 친구가 동토대 같은 거기서(북한) 그렇게 살지 말고 한국으로 오라는 권고를 듣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친구나 나처럼 한국에 간 가족과 친지들이 한국으로 오라는 권고를 무시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며 “지금은 한국에 너무 가고 싶지만 국경단속이 심해 도강(탈북을 의미)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김정은과 노동당이 주장하는 강국건설, 미래에 대한 낙관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 땅에 태어난 것이 한스럽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김정은이 찾아가는 곳을 보면 미사일 발사장, 미사일 관련 시험장 같은 국방 부문 뿐”이라며 “며칠 전에도 방사포공장을 비롯한 여러 군수공장을 찾아 새로 만든 무기 사격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은 많은 공장 기업소들이 당이 제시한 과업을 앞당겨 수행했으며 전력부문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연일 혁신이 창조되고 있다고 선전한다”며 “하지만 주민들은 달라진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 한국에 간 누나가 사람을 보내겠으니 한국에 오라고 하던 것을 거절한 것이 너무 후회된다”며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이 땅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며 “가까운 친구들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