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의 한 민간단체가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들에 대한 영상을 북한에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민간단체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이하 조사회)가 한국 탈북자 단체를 통해 납북 일본인 피해자 관련 동영상을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에 담아 북한에 보내는 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조사회가 제작한 영상에는 13세 나이에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일본 장편영화 ‘메구미에 대한 맹세’와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인 530여명의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이 영상은 한글 자막과 함께 납치 피해자들의 정보, 관련 정보 제공자에 대한 보상 내용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해당 영상자료는 북한 내부와 연락망을 가지고 있는 한국 탈북민 단체에 전달됐으며, 이미 해당 영상을 담은 USB가 북한 내부로 들어갔다는 게 조사회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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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회는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이 북한 내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 속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영상을 북한 내부로 유입해 해당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6~2020년 탈북한 사람의 80% 이상이 탈북 전 1년간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객원교수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사회의 일본인 납북 영상 보내기 운동에 대한 보도는 알고 있지만 (북한 유입에 대한) 사실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마키노 교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외부 정보 확산의 유효성이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북한 주민에 이익이 되거나 희망을 주는 정보를 보내 북한을 변화시키는 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인 납북 영상 전송은)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1977년 당시 13세였던 요코타 메구미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실종됐고 이후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납북 일본인 문제의 상징이 됐습니다.
영화 메구미에 대한 맹세는 대중 후원금을 통해 2020년 제작됐습니다.
조사회는 북한에 남겨진 납북 피해자 및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 '시오카제(바닷바람)'를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