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국군포로, 유엔에 진정서 제출

서울-서재덕 seoj@rfa.org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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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북한 인권단체인 물망초 주최로 한국 국회에서 열린 ‘국군포로와 북한 통치자의 책임’ 세미나.
27일 북한 인권단체인 물망초 주최로 한국 국회에서 열린 ‘국군포로와 북한 통치자의 책임’ 세미나.
RFA PHOTO/서재덕

앵커: 한국으로 탈북한 한국전쟁 국군포로들이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권단체인 6.25국군포로가족회는 27일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돼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국군포로들이 입은 인권침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유엔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6.25국군포로가족회와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에 따르면 한국전쟁 국군포로 출신 이모씨와 김모씨, 고(故) 정모씨 명의의 진정서는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고문문제 특별보고관, 노예문제 특별보고관 앞으로 제출됐습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한국전쟁 직후 북한에 포로로 억류돼 수십 년간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을 겪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정서 제출을 도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북한이 정전협정 상의 포로 송환 의무 등이 있음에도 국군포로들을 송환하지 않고 있고 강제노동을 시킨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해 유엔 차원에서 조사해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이번 서한에서 국군포로 세 분 가운데 두 분은 국군포로 본인입니다. 탈북해서 한국으로 오신 두 분이 처음으로 본인들의 명의로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도 유엔 등 국제사회에 국군포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신 동안 국군포로 송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과의 교섭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6.25국군포로가족회는 지난 21일에도 북한에서 처형 또는 실종됐다고 알려진 국군포로 4명과 자녀 1명에 대한 진정서를 유엔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소 5만명의 한국군 포로를 돌려보내지 않았으며 그 중 약 500명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한 다섯가지 권고 가운데 유일하게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해결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줄여서 한변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국전쟁 납북 피해자의 유족들을 대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소송에는 한국전쟁 당시 납북된 피해자 8명의 가족 8명이 원고로 참여했으며, 청구액은 2억여 원, 미화로 약 16만 9400달러입니다.

한변은 한국전쟁 납북피해자들은 한국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에서 금지하는 반인도범죄의 피해자이며 그 유가족들 또한 극심한 정신적인 피해를 입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사과는 커녕 납북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납북 피해자들에 대한 생사 확인 또한 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한변은 지난달 25일에도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납북 피해자 10명의 가족 13명을 대리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국회에선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아 최근 탈북 국군포로 두 명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긴 것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해당 소송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현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이번 판결은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현 변호사: 김일성과 김정일의 상속인으로서 북한의 대표자인 김정은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입니다. 앞으로도 북한이 언제든지 한국 민사법정에서 피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국군포로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한국 정부 또한 국군포로 송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한국 법원이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아가 국군포로 강제 억류와 강제노동에 대한 손해배상채무까지 인정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판결을 계기로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과 같은 북한이 저지른 수많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소송들이 향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법률대리인인 구충서 변호사도 이번 소송은 한국 법률 체계상 북한이 미수복지구이고 국가에 해당하지 않는 ‘비법인사단’이라는 점이 인정됐기 때문에 진행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충서 변호사: 저희들은 재판 준비서면에서 북한의 성격이 무엇이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북한은 사실상의 한국의 지방정부와 유사한 단체이고 그래서 비법인사단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언젠가 한국이 자유통일을 해서 한국 영토에 들어와야 하는 단체일 뿐이라는…

앞서 한국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일 탈북 국군포로 출신 한모씨와 노모씨가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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