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모 “아들은 철저한 정치적 희생양”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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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송환돼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소개하자 흐느끼는 신디(왼쪽)와 프레드 웜비어.
지난 1월 30일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송환돼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소개하자 흐느끼는 신디(왼쪽)와 프레드 웜비어.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앵커: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한 정권에 의해 희생됐다며 북한 당국에 정확한 사인 규명과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광에 나섰다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해 결국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심리가 19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오토 웜비어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와 신디 웜비어는 아들이 정치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재판, 교화형이 내려진 시기 등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이에 대한 대북제재 이행 등으로 미북 간 갈등이 고조됐던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는 “오토 웜비어가2016년 1월 2일 공항에서 체포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어 오바마 행정부가 2월 강화된 대북제재에 서명하고 난후 얼마 안있어 웜비어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공식 기자회견과 노동교화형 선고가 있었다”면서 “그 뒤로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는 등 미국과 적대 관계가 이어지면서 아들이 안전히 돌아올 것이란 희망이 점차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오토 웜비어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자백 역시 미국 정부를 겨냥해 북한이 강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웜비어가 자백 내용 중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US hostile policy)을 몇 차례에 걸쳐 언급하는가 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일컫는 DPRK대신 DPR Korea(코리아)라고 발음 한 것 역시 북한 정권에 의한 각본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데이비드 호크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은 오토 웜비어 사건 역시 북한이 지난 수십년간 죄 없는 미국인을 억류시켜 미국과 대화가 필요할 때마다 이들을 정치적 볼모로 이용해온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오토 웜비어가 곧 사망할 것으로 보이자 당시 미국과 별 다른 협상이 없었음에도 북한 측은 서둘러 그를 미국으로 송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족들은 웜비어가 식물인간 상태로 도착한 당시 상태를 설명하면서 치아가 심하게 손상되고 신체 일부에 상처가 있었다는 진술과 함께 증거 사진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웜비어가 억류돼있는 동안 미북 간 직접적인 외교 통로가 없어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호소했습니다.

신디 웜비어는 당시 아들과의 소통을 평양에 있는 스웨덴, 즉 스웨리예 대사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곳마저도 북한 당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자주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이번 소송이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인권침해를 자행하는 북한 정권에 정의로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웜비어 가족 측은 이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액,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과 경제적 손실액, 부모에게 지급할 위자료 등으로 약 11억 달러를 북한 당국에 청구했습니다.

이성윤 교수는 웜비어 가족이 깊은 슬픔과 고통에도 북한 정권에 용기있게 맞섰다며 이번 재판을 통해 제 2의 오토 웜비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성윤 교수: 앞으로 이 재판 결과에 따라서 북한 당국에 거액의 경제적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면 앞으로 생명을 구할 수도 있고 북한당국이 민간인을 학대하고 고문하는 그러한 광범위한 제도나 성향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기대해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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