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인권실태 조사에 시민단체 참여 허용해야”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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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북한인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큐프짜노바 연구원.
유럽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북한인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큐프짜노바 연구원.
사진출처: 큐프짜노바 연구원 제공

앵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테오도라 큐프짜노바(Teodora Gyupchanova) 연구원은 탈북민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에 입소하는 탈북민 대상 북한인권 침해 실태 조사는 한국 정부와 시민 단체가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먼저 저희 청취자를 위해 시민 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큐프짜노바 연구원: 2003년 설립된 저희 단체는 북한인권침해 실태 조사, 정보자료의 수집과 분석 등 북한의 인권개선과 북한인권침해 근절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인권 피해자 상담과 사회적응 지원 활동, 북한인권백서와 북한 군부나 수용소 내 인권침해 관련 보고서 발간, 북한에서의 인권 침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탈북민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다양한 심리적 지원과 교육사업 등도 하고 있는데요. 특히 한국 통일부로부터 위탁받아 지난해까지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통일연구원과 함께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의 인권실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시민 단체로서 탈북민들이 하나원에 도착한 후 북한에서 겪은 이들의 인권 침해 기억이 생생할 때 가능하면 빨리 인터뷰를 하고 증언을 수집,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문 피해자 등을 파악해 심리적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기자: 통일부가 올해 초 북한인권정보센터의 하나원 입소 북한이탈주민 즉 탈북민 대상 ‘북한인권실태 조사’ 중단 방침을 통보했다고요?

큐프짜노바 연구원: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와 시민 단체가 협력해 북한 인권 침해 조사를 한다면 정보와 자료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 한국의 경우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와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그리고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만 하나원 탈북민 인권실태 조사에 나서도록 했습니다. 향후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전환기 정의를 구현할 경우에 정부 이외의 시민단체 등 다른 활동가(actors)가 수집한 정보가 객관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의 활동 규제를 우려하고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이 같은 통일부의 방침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북한인권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2016년 한국 북한인권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한국 입국 탈북자 수가 연간 2천~3천 명에 달하던 때에 비해 지난해에는 1천 명 수준 등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한정된 탈북민을 대상으로 4개 기관이 중복적인 조사를 진행해 탈북민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큐프짜노바 연구원: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탈북민 조사활동에 대한 다년 간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 창립 단원들은 북한인권정보센터 설립 이전인 1990년대부터 탈북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조사대상을 30퍼센트 줄였는데 한국 입국 탈북자가 증가하더라도 다시 늘릴 수 있는 규정이 명확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항에 합의하려고 했을 때는 통일부는 저희 단체에 계약 체결 마감일(deadline for contract)이 지났다고 밝혔습니다. 저희는 그 때까지 조사 계약일이나 마감일에 대해 공지 받은 바가 없었습니다. 조사 대상의 중복과 관련해서는 우선 저희 단체는 전적으로 탈북민의 동의 하에 인터뷰를 추진했으며, 저희 단체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의 인터뷰 대상(10여 명)은 하나원 입소 탈북민 수에 비해 극히 적어 중복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을 밝히고 싶습니다. 또, 하나원에서 중복 방지를 위해 잘 조율하고 있고요. 오랜 경험을 가진 저희 단체가 하나원 탈북민 조사에 참여한다면, 다각도에서 북한인권 침해 조사와 기록 활동을 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통일부에 바라시는 바가 무엇인가요?

큐프짜노바 연구원: 한국 정부가 체계적으로 북한인권 침해를 조사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이 2016년 북한인권법을 채택한 이후입니다. 불행히도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발간한 보고서는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현재 7만 8천 800여 건의 인권 침해 사건과 약 4만9천 명에 달하는 인권 유린 인물에 대한 정보를 축적했고, 이러한 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10여 년 간 북한 주민의 정치 참여권, 생존권, 생명권 등 16개 인권침해 유형에 관한 북한인권 백서도 발간해 왔는데요. 이 백서는 많은 해외 협력기관들이 북한인권 관련 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단체에 대한 제약은  백서 발간에 차질을 빚어 이들 협력 단체들의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또 2013년 설립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조사활동에도 북한인권정보센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저희 단체와 다시 관련 대화에 나서길 희망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 ‘북한인권정보센터’의 테오도라 큐프짜노바 연구원으로부터 탈북민 대상 인권침해 실태 조사 등에 관한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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